국내 과학자가 음이온을 정확하게 검출, 의학과 환경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화합물을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김광수 포스텍 교수(화학과)와 전영 연구원 팀은 인체에 유익하거나 유해한 음이온을 검출할 수 있는 `성배` 모양의 칼릭스 화합물(칼릭스 이미다졸륨) 합성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지 온라인판 30일자에 소개됐다.

도핑테스트나 유해물질 센서, 의약진단 연구에 주로 응용되는 분자들은 특정한 물질을 잘 잡아낼 수 있도록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 중 성배 모양을 띄고 있는 칼릭스(Calix)라는 이름을 가진 분자는 다른 분자들과 달리 형태가 고정돼 센서 등에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지난 100여년간 화학계에서는 칼릭스계의 분자로 칼릭스아렌(calix-arene)과 칼릭스파이롤(calix-pyrrole) 2가지만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김 교수팀은 지난 2005년 전구체(precursor)를 만들면서 새로운 분자 합성 가능성을 처음으로 열었고, 이번에 음이온과 선택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이미다졸륨을 이용해 칼릭스이미다졸륨을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분자계를 이용해 수용액에서 불소 이온이나 불용성인 `나노의 축구공` 플러렌을 검출하는데 성공했다. 그 외 음이온 검출을 필요로 하는 의약진단기나 환경오염 센서 등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광수 교수는 “분자크기를 늘리면 보다 큰 음이온을 검출할 수도 있으며, 플러렌이나 그래핀, 탄소나노튜브 등 탄소물질과 관련된 나노물질 연구에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운영하는 국가과학자사업지원으로 수행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