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생태계 바로 세우자④]자정 노력 부족한 SW업계

소프트웨어(SW) 시장 생태계가 불합리한 이유 중 하나는 SW업계 스스로의 노력 부족이다. 스스로 생태계를 바로 세우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지나치게 정부 정책에 의존한다는 지적이다. 스스로 해결하지는 못하면서 남 탓만 하는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SW 사업대가 기준이다. 정부는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을 위해 2012년 2월 SW 사업대가 기준 고시제도를 폐지했다. 잘못된 SW 사업대가 기준 고시제도로 SW 생태계를 해친다는 업계의 주장에 따라 민간에 이양했다. 당시 정부의 SW 사업대가 기준은 시장 현실과 맞지 않고 발주기관의 사업대가 상한 기준으로만 여겨졌다.

정부 SW 사업대가 기준 고시제도가 민간에 이양된 지 1년이 지났지만 SW 생태계는 변하지 않았다. SW 시장에서도 사업대가가 개선됐다는 사례조차 들리지 않는다. SW업계 스스로 시장에 맞는 사업대가를 만들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2년 정부 SW사업대가 기준 고시제도가 민간에 이양되면서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운영기관으로 선정됐다. SW산업협회는 SW 사업대가 산정 가이드라인을 마련, 업계에 배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기준 자체가 크게 변한 것은 없다. SW 사업대가 기준을 현실에 맞게 만들려면 SW 원가를 파악, 반영해야 한다.

SW기업들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SW원가 공개를 꺼린다. 이러다 보니 투입공수와 인건비로 SW 사업대가 기준을 만들 수밖에 없다. 그마나 법적근거가 없어 기획재정부 등에서 인정을 하지 않는다. 협회 관계자는 “SW 사업대가 기준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정부가 SW 제값받기를 실현하기 위해 추진하는 SW저장소 사업도 마찬가지다. SW 원가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발주기관이 SW 사업대가를 산정할 때 활용토록 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이 역시 기업은 원가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SW를 구매하는 발주기관이 원가를 입력하도록 했다. 조금이라도 가격을 낮춰야 하는 구매자가 SW 대가를 결정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품질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SW업체 대표는 “무조건적인 프로젝트 수주가 아니라 잘할 수 있는 사업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수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프로젝트 중간이라도 사업 수행이 도저히 어렵다면, 빨리 포기하고 다른 사업자에게 이관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개발(R&D)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SW사업대가를 불합리하게 만든다. 정부 혜택이 아닌 동등하게 외산 SW와 경쟁할 수 있는 제품개발이 필요하다.


생태계 활성화 위한 SW업계의 부족한 점

자료 : 업계 종합

[SW생태계 바로 세우자④]자정 노력 부족한 SW업계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