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으로부터 십시일반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정부 부처도 구체적 활용방안 검토에 착수했다. 각 부처는 관할 산업과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방편으로 크라우드펀딩을 도입해 박근혜정부 국정철학인 창조경제를 실현할 계획이다.
2일 정부 부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래창조과학부, 특허청 등은 아이디어를 가진 일반인이나 기업이 다수의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방편 중 하나로 크라우드펀딩 시스템 차용을 검토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 세부사항에 대한 금융위원회과 중소기업청의 이견이 아직도 크지만 부처 관심은 뜨거운 상황”이라며 “내부에서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는 부처들은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대학 내 창업보육센터, 기술지주회사 등을 통해 탄생하는 스타트업에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학에서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한 업체의 가장 큰 고충은 자금난이다. 대학이라는 특성상 학술적(아카데믹) 기술을 상용화하려다보니 타 분야 벤처나 스타트업에 비해 투자자의 이해와 관심이 낮아 벤처캐피털(VC) 자금이 거의 전무하다. 게다가 즉각 성공 모델이 나오는 사업이 아니라는 점도 늘 불안 요소다.
이런 경우 대중이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보탠다면 성공 모델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최근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페블 스마트워치(Pebble Smartwatch)`도 처음엔 VC에 모두 거절당한 `효용가치가 없는` 아이디어였지만 미국 소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1000만달러(약 112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특허청 역시 전국 각 시도와 대학과 연계해 개최하는 발명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크라우드펀딩과 접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발명경진대회에서 나온 아이디어 등을 제품화해 성공한 사례도 종종 있지만 사장되는 확률도 높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초반부터 마케팅과 자금 확보를 동시에 진행하는 `세몰이`에 나서겠다는 생각이다.
이미 문화체육관광부는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크라우드펀딩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다. 문화나눔포털, 텀블벅, 인큐젝터 등 다양한 사이트를 통해 소액 후원을 받고 있는 것. 하지만 후원 정도 형태일 뿐 실제로 투자를 통해 나온 수익을 나눠준 사례는 없다. 하반기 크라우드펀딩 법제화가 완료된다면 노하우가 있는 문화부의 행보가 가장 발빠를 것으로 보인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