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포럼]클린디젤과 국내 그린카 보급 정책

세계가 지구 온난화와 고유가 대비에 나서면서 온실가스와 연비 규제가 강화됐다. 자동차 산업도 이제는 친환경, 온실가스배출 감소, 고효율 연비 등 세 가지 기본요소를 모두 충족해야 하는 `그린카` 시대를 맞이했다.

정동수 기계연구원 그린카연구센터장
정동수 기계연구원 그린카연구센터장

세계 자동차업계는 그린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자동차 강국인 미국·유럽·일본에서부터 신흥대국인 중국까지 자국의 특수 여건을 고려한 나름대로의 그린카 개발·보급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린카는 클린디젤, 하이브리드(내연기관+전기모터), 전기, 연료전지 자동차 등을 말한다. 가솔린 자동차와 함께 연료의 친환경성이 장점인 액화석유가스(LPG)나 압축천연가스(CNG) 자동차는 연비 효율성이 뒤떨어져 그린카 대열에 들지 못한다.

전기와 연료전지 자동차는 세 가지 기본요소를 충족해 그린카로 분류가 되더라도 차량가격이 비싸고 기술 완성도 역시 미흡해 모터쇼의 전시용에 불과하다. 향후 10년 후에도 시장형성이 불투명해 현재 양산능력을 갖추고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그린카는 클린디젤과 하이브리드자동차 뿐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에너지위원회(WEC)는 향후 2100년에도 디젤자동차 수요는 세계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석유가 고갈된다고 해도 매장량이 풍부한 천연가스를 이용한 100% 디젤대체 청정 합성연료 가스액체연료(GTL)를 이미 양산하고 있으며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바이오매스액체연료(BTL)도 개발돼 있기 때문이다.

가솔린 시장이 주류였던 미국, 일본, 중국에서도 디젤승용차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수입차 중 디젤승용차의 인기는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국산 디젤승용차는 인기가 없고 보급도 부진하다.

주행거리가 많고 운행조건이 험한 시내버스와 택시의 경우, 유럽에서는 연비가 우수한 디젤차가 거의 100%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CNG버스에 10여년, LPG택시에 30여년 이상 장기간 막대한 국고를 지원하고 있다.

CNG버스는 연료의 친환경성이 우수해 2002년 월드컵행사 직전에 처음 도입됐다. 하지만 지금은 그 장점이 줄었고 오히려 온실가스 효과가 이산화탄소의 21배나 되는 메탄(CH₄)이 많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연비도 낮아 그린카로 인정되지 않는다. 폭발과 화재의 위험성도 많아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터널이나 지하 차고 진입을 통제한다.

정부의 산업정책은 클린디젤 자동차산업의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됐다. 수입차들에 비해 국산 디젤승용차의 경쟁력이 뒤처지도록 만들었고 확대되는 세계 디젤차 시장을 방관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린카 보급정책은 선진국 사례를 잘 분석해 운행 안전성, 경제성 등을 고려해 우리나라 여건과 실정에 적합하도록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처럼 국내 시내버스와 택시 시장에도 연비가 좋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그린카에 세제 혜택을 줘 소비자들이 시장에서 스스로 현실적인 그린카를 선택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향후 시장형성이 불투명한 수소연료전지나 전기자동차는 차량 생산보급 보다는 장기적으로 핵심원천기술 연구에 집중해 경쟁력이 있는 독자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기적으로는 현재 우리의 기술경쟁력이 미국과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향후 2100년 까지 세계시장의 확대가 보장돼 있는 클린디젤차를 양산·보급해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해야 한다. 중기적으로 세계시장 초기인 고효율 디젤하이브리드차 개발에 집중해 국가 브랜드화하면 우리나라 그린카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확신한다.

정동수 한국기계연구원 그린카연구센터장 dsjeong@kimm.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