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화두는 단연 `창조경제`다. 연일 신문지상에는 창조경제에 대한 다양한 정의와 개념에 대한 토론이 뜨겁다. 정부, 공공기관, 그리고 기업 너나없이 `창조경제 전문가`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급기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창조경제의 개념을 설명하기에 이르렀다. 창조경제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해 산업과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과 문화가 융합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창조경제포럼]미래기술 변화에서 해법을 찾자](https://img.etnews.com/photonews/1306/424891_20130607143208_019_0003.jpg)
중요한 점은 왜 하필 이 시점에서 창조경제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세계는 100년 이상 지속된 산업혁명과 지난 20년간의 정보혁명을 통해 정치, 경제, 산업, 문화 전반에 걸쳐 혁명적 변화를 경험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와 미래기관은 정보혁명 이후의 미래 사회는 융합에 의한 새로운 혁명이 인간 삶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현 상황을 고려한 협소한 틀에서 벗어나 글로벌한 시각에서 보더라도 정보혁명 이후에 도래할 새로운 혁명을 창조혁명이나 융합혁명 또는 스마트혁명으로 부르던 간에 새 정부에서 `ICT 융합`을 핵심 키워드로 주창하는 창조경제는 그 시기와 방향이 매우 적절하다고 본다.
그렇다면 앞으로 미래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 것인가. 이 과정에서 ICT는 어떤 역할을 담당할 것인가.
최근 유엔을 비롯한 선진국의 주요 미래기관에서는 향후 20년간 변화는 과거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빠르고 혁신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국가정보위원회(NIC)는 2030년까지 전 세계의 경제·사회·문화·군사적 발전을 주도할 네 가지 기술 분야로 정보통신, 자동화 및 제조, 자원, 보건의료 기술을 꼽았다. 이 중 ICT는 향후 15~20년 동안 하드웨어는 물론이고 소프트웨어와 연결성 측면에서 엄청난 성장과 함께 매우 복잡하고 광범위한 확산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성장과 확산 과정에서 ICT는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등의 과학기술과 끊임없이 융합하면서 예상치 못한 방향과 수준으로 진화를 거듭할 것이다. 또 이들 기술간 융합은 자동차, 조선, 로봇, 항공 등의 2차 산업은 물론이고, 1차 산업과 3차 산업에 이르는 전 산업 영역과 융합하여 실물 경제의 효율 제고 수단을 넘어 새로운 부가가치와 산업을 탄생시킬 것이다.
모든 정보와 초기 기술이 미래에 어떻게 사용될 지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다. 시간이 지나 그것이 기술혁명의 플랫폼으로 사용된 이후에야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전기(電氣)가 오직 전구라는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결국 PC를 포함한 모든 기기에 전원을 공급하는 데 사용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인문학의 상상력과 과학기술, ICT, 개인의 아이디어를 결합해 창조산업을 발흥시키고, 새로운 직업과 고용을 창출하자는 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다. 이러한 창조경제는 창조적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며 사회적·산업적 문제해결을 위해 ICT 융합기술을 담보로 한다.
결국 ICT는 미래 기초과학과 원천기술 분야의 발전을 견인하고, 인간 지능의 확장을 통해 개인과 공동체 삶의 질을 향상시킬 미래사회 구현의 토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새 정부 5년은 향후 대한민국의 경제부흥은 물론이고 국운(國運)을 결정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이제는 창조경제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핵심 키워드인 ICT 융합을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정책, 규제, 생태계 조성 등에 대해 다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ICT 융합에 의한 미래기술의 선도 없이는 창조경제도 없기 때문이다.
손승원 ETRI 창의미래연구소장 swsohn@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