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중기 위한 미국 순방에 방점

박근혜 대통령 미국 방문

5일 미국행 공군 1호기가 이륙한 후 30분이 안 돼 박근혜 대통령은 기내에서 방미 관련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박흥렬 경호실장,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조원동 경제수석, 이남기 홍보수석, 최영진 주미대사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상직 장관은 “이번 순방에는 예전과 다르게 중소 중견기업이 많이 가게됐다”며 “그 부분을 다들 고마워하고 사기도 많이 올라가 있더라”고 보고했다.

미국 순방에 수행하는 중소기업인이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다산네트웍스 대표)를 비롯해 정구용 인디컨트롤스·이재광 광명전기·성명기 여의시스템·신태용 한신ITC 대표 등 20여명에 달한다. 취임 전부터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강조해온 박 대통령의 `상생 철학`과 중소기업 육성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수행만 하는 게 아니라 비즈니스도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다 잘 됐으면 좋겠다”며 “남미나 유라시아 같은 곳에서도 우리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이 참 많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 기간에도 `중소기업 챙기기`에 적극 나섰다. `중기 대통령`을 표방한 이후 약속한대로 청사진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은 공군 1호기가 JFK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미국 순방 첫 공식일정인 뉴욕 동포간담회에서도 정부가 중소기업 해외진출에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중소기업이 제품을 만들 때 세계시장을 보고 만들어야하는 그런 시대가 됐다”며 “정부가 할 일은 중소기업이 해외 진출을 적극 할 수 있도록 담보도 제공하고 판로 등 여러 부분에 뒷받침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포경제인과 국내 중소기업인이 상생하는 모델을 만드는데 관심을 갖고 힘써 보겠다"며 “여러 부분에서 뒷받침을 잘하는 것이 우리 정부가 할 일이라고 얘기했고, 그렇게 하려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꾸준히 `친(親) 중소기업` 행보를 보여왔다. 당선인 시절 경제단체를 방문할 때도 대기업 위주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 보다 중소기업중앙회나 소상공인단체연합회를 먼저 방문했다. 또 `따뜻한 성장`을 강조하며 경제민주화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 구조가 대기업 위주가 아닌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방침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지난 1일 첫 무역투자진흥회에서도 박 대통령은 수출 중소, 중견기업의 지원을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선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실질적이고 현장에 맞는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금융지원 방안을 찾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 보다 앞서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중소기업 기살리기는 중기를 키우지 않고는 고용률을 70%로 끌어올리겠다는 박 대통령의 공약 달성은 요원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기는 전체 고용의 88%를 차지한다. 중소·중견기업을 강력한 수출전사로 육성할 때만 이같은 청사진이 실현가능하다는 정부의 판단이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두 달이 갓 지난 시점이지만, 지금까지 내놓은 중소기업 관련 정책과 이를 통해 변화된 사회적 분위기는 과거보다 훨씬 고무적이라는 중소기업계의 평가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귀국 후 어떤 중소기업정책 보따리를 풀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미국)=권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