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컬 SNS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중이 아닌 신뢰할 만한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대중 의견을 모으는 `크라우드 소싱`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도비 맥스 크리에이티브 컨퍼런스에서 만난 스콧 벨스키 어도비 커뮤니티 부사장은 의미 있는 전문가를 확보하는 게 버티컬 SNS의 성공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여론 형성이 아닌 여론 선도가 버티컬 SNS의 존재가치란 설명이다.

비핸스는 지난해 12월 어도비가 인수한 커뮤니티 기반 SNS다. 벨스키 부사장은 2006년 비핸스를 창업해 지난해까지 CEO 역할을 수행하며 전 세계 그래픽 디자이너 140만명이 사용하는 글로벌 서비스로 발전시켰다. 그가 쓴 책 `그들의 생각은 어떻게 실현됐을까`는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어도비는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제품군에 비핸스를 포함했다. 향후 주력 제품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어도비에게 가장 중요한 건 현장의 협업을 제대로 구현하는 것이다. 원활한 소통으로 협업을 도울 비장의 카드가 바로 비핸스다. 어도비 제품 사용자는 비핸스로 작업 진행상황과 수정사항 등을 공유하며 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어도비 사용자뿐 아니라 140만 디자이너와 작품을 공유하며 의견을 나누고 전문적인 조언을 얻는다. 전문가가 모인 커뮤니티답게 우수 인력 채용도 가능하다. 훌륭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인재를 스카우트하고 자신의 프로젝트에 참가할 사람을 공개 구인한다.
벨스키 부사장은 지나치게 세분화한 SNS로는 더 이상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분명한 성격을 가진 버티컬 SNS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다른 서비스를 모방하는 것 보다 기존 버티컬 SNS들의 접점을 찾아 하나의 서비스로 녹인다면 새로운 혁신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비핸스를 사용하는 디자이너와 링크드인으로 채용 정보를 얻는 이들을 연결하는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진정한 네트워킹은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이라며 “여러 사람이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하는 곳에서 거대한 혁신이 탄생한다”고 말했다.
창업에서 매각까지 모든 스타트업이 꿈꾸는 성공스토리를 완성한 벨스키 부사장은 그 비결로 `성과에 대한 인정`을 꼽았다. 그는 “인재를 찾는 비핸스의 방법은 사람보다 성과를 먼저 보는 것”이라며 “편견 없이 성과를 측정하고 이를 인정하는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