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 우수 인력들은 대기업이 아닌 벤처기업으로 간다. 우리는 반대다. 벤처기업 탄생과 성장을 활성화하려면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정준 쏠리드 대표)
“코스닥 상장사가 줄고 있다. 지난해 22개가 신규 상장하고 48개가 폐지됐다. 올해엔 10개가 상장하고 22개가 폐지됐다. 투자자 보호도 좋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 코스닥과 거래소의 진입 규제를 분리해 코스닥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융자로 조달하려면 연대보증을 요구한다. 지금의 연대보증 제도는 많은 사람을 신용불량자로 만들 수 있다. 엔젤의 연대보증제 개선과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혜택이 필요하다.”(이민화 한국디지털병원수출협동조합 이사장)
현오석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은 8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 내 벤처기업협회에서 열린 민관 간담회에서 “활발한 창업과 모험적인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다각적인 정책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창업-성장-회수-재투자 및 재창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벤처생태계를 구축해 국가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대표·이민화 한국디지털병원수출협동조합 이사장·정준 쏠리드 대표·이민희 아이앤컴바인 대표·김창환 코튼인터렉티브 대표·박병욱 제노레이 대표·임기호 엠티아이 대표·김만도 지에스피 대표(한국재도전중소기업협회장) 등 벤처기업인 8명과 최병원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김일환 스톤브릿지캐피탈 대표·조용국 노스마운틴 대표 등 벤처캐피털 및 엔젤투자자 대표 3명, 유상수 삼일회계법인 전무·김홍일 아이디어브릿지 대표 등 총 13명이 민간을 대표해 참석했다.
현 부총리는 “벤처기업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곧 발표될 것”이라며 “벤처 투자금 회수와 재투자, 재창업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게 정부가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벤처기업 인수합병(M&A)시 매도자와 매수자에 세제혜택을 주는 등 M&A 활성화를 위한 정책도 강구하고 있다”며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털과 같이 창업 초기기업에 투자하는 모험자본 확대를 위해 금융·세재 등을 통한 다각적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 부총리는 회수된 자금이 다시 벤처생태계로 유입될 수 있게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또 재도전을 저해하는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코스닥 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고 코넥스를 신설해 혁신기업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맡기고, 벤처기업 기술혁신 촉진을 위해 규제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벤처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인들의 제안도 잇달았다. 정준 대표는 “기술혁신형 강소기업을 경제주체로 보려는 의식전환과 더불어 벤처기업에 우수 인력이 몰리도록 파격적인 스톡옵션 부여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해 엔젤투자 상한선을 없애고 인센티브를 강화할 것”을 건의했다.
캐피털 회사 대표들도 선순환 벤처생태계 구축 목소리를 냈다. 김일환 대표는 “벤처기업 M&A가 활성화하려면 매수자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며 “대기업이 매수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용국 대표는 “자금 대출도 상장사에만 몰려 비상장사는 돈을 구할 수가 없다”며 “비상장사 대상 자금 대출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현 부총리는 간담회에 앞서 벤처초기 기업인 온라인게임개발업체 파비욘드더게임과 애니메이션제작업체 박스피쉬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고 격려했다. 현 부총리 간담회에는 미래부와 중기청, 금융위 관계자들이 동행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