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예비역 병장 신혜권의 미래전읽기]오인사격으로 도입된 국방 워게임

`내가 정말로 두려웠던 것은 갑자기 앞에서 나타날 적이 아니라, 뒤에서 아군이 나를 오인 사격하는 거다.` 이는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던 한 군인이 남긴 글이다. 이처럼 아군을 적군으로 오인해 사격을 하는 사례는 베트남전쟁에서는 파악조차 안될 만큼 많았다.

[CIO BIZ+/예비역 병장 신혜권의 미래전읽기]오인사격으로 도입된 국방 워게임

군사 대국인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서 5만8000여명의 희생자를 냈다. 이후 이라크전에서도 미·영 연합군의 오인사격으로 37명이 부상하고 군 차량 6대가 파괴됐다. 이라크군과 야간전투를 벌이던 영국군 전차는 서로 오인 포격으로 영국군 4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미국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영국 전투기를 격추시기도 했다.

아군 간의 오인사격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미군은 베트남전쟁이 끝난 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군 관계자들이 본격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탄생한 대안은 워게임을 본격화하는 것이다. 웨게임은 육·해·공군이 펼치는 전쟁을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다.

이렇게 활성화된 워게임으로 각 군은 지형과 상황에 맞게 전투 시나리오를 수립한다. 수립된 시나리오에 따라 전투를 수행하기 때문에 아군을 적군으로 오인해 희생시키는 사례는 현격히 줄어든다. 또 아군이 위험에 처해 있을 때 즉각적인 대응도 가능하다.

최근 미국이나 이스라엘에서는 핵전쟁을 대비한 워게임을 실시하기도 한다.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핵전쟁 시나리오를 수립, 대응 체계를 마련한다. 북한의 전쟁 위협이 갈수록 증가되는 요즘 우리나라도 다양한 워게임을 통해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아직은 우리나라 국방 워게임 수준은 첨단 수준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