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가전, 전문화·세분화로 시장 확대 新 중흥기 도래

아기 전용 세탁기, 아기 전용 선풍기, 에어프라이어 등 기존에 없었던 가전제품이 새로운 시장 창출에 성공하며 소형가전의 중흥기를 이끌고 있다. 세분화된 타깃과 특화기능으로 소비자 생활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결과다.

삼성전자 아가사랑 세탁기
삼성전자 아가사랑 세탁기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틈새형 가전제품이 회사의 새로운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으면서 매출 상승을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의 아가사랑 세탁기는 이달 초 누적 판매량 50만대를 넘어섰다. 2002년 6월에 처음 출시한 이 제품은 `삶음` 기능을 갖춘 소형 전자동 세탁기로 출시 10년 만인 지난해 10월 누적 40만대를 돌파했다. 시간이 갈수록 판매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1년도 되지 않아 10만대가 더 팔려나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별한 광고나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아도 입소문을 통해 판매량이 느는 가운데, 올해 초 오프라인 행사 등을 열면서 급증했다”며 “최근 3년간 판매량이 23만대를 기록했던 것처럼 갈수록 더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대우전자의 벽걸이 드럼세탁기도 대표적 효자상품이다. 작년 4월 처음 선보인 이 제품은 출시 1년 만에 누적 3만3000대가 팔려나갔다. 해외 30여개국에 수출되는 것은 물론이고, 다음 달에는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세탁용량이 3㎏에 불과한 이 제품은 벽면 설치가 가능해 공간 활용이 자유롭고, 소량의 빨래를 자주 세탁하는 가정에서 특히 인기를 모았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세탁기는 일반적으로 한 모델이 월 1000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면 성공적으로 평가되는 점에 비춰 볼 때 단일 모델로 1년 만에 3만대를 넘어선 것은 대성공”이라고 말했다.

한경희생활과학도 에어프라이어, 광파오븐 등 신개념 주방가전을 출시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튀김요리에서 기름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한경희 에어프라이어 바삭 등 신제품 매출이 90억원을 거두며 상반기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가전시장의 세분화로 인한 신개념 소형가전 돌풍은 의류관리기, 식품건조기, 아기전용 선풍기 등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LG전자의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도 올해 1월에서 4월까지 판매량이 작년 대비 35% 늘었으며, 리큅 식품건조기도 올해 1분기에만 100억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이는 지난해 총매출의 절반 이상이다. 한일전기의 아기바람 선풍기도 작년 10만대에서 두 배가량 늘어난 15만~20만대 판매까지 내다봤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소형가전은 구매패턴이 판매자 중심에서 구매자 중심으로 변하므로 좀 더 능동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며 “단순 판매보다 소비자를 위한 체험형, 맞춤형 이벤트 등 차별화가 성공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