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책]왕성호 레이디오펄스 사장 `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

`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라는 책은 왕성호 레이디오펄스 사장이 갓 창업한 엔지니어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레이디오펄스는 지난 10년동안 지그비(zigbee) 칩으로 한 우물을 판 반도체설계전문(팹리스) 기업이다. 지그비는 스마트홈에 가장 적합한 통신으로 주목받는 표준으로, 최근에는 스마트리모컨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레이디오펄스는 국내 중소기업이지만 미국 최고 파워반도체 전문 기업 맥심인티그레이티드가 지그비 통신 솔루션 개발을 위한 파트너로 지목할 정도로 이 분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CEO와 책]왕성호 레이디오펄스 사장 `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

왕성호 사장은 레이디오펄스의 국내 최고 지그비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경영에 대해서는 늘 물음표가 붙는다. 시장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할까, 새로운 시장은 어떻게 개척해야 할까, 저가 공세는 어떻게 막아내야할까, 기술지원은 어디까지 하는 게 좋을까 등 끝이 없다. `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는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기술만 가지고 있다고 사업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왕 사장은 “엔지니어들이 기술만 가지고 창업했을 때 부딪힐 수 있는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보는 책”이라며 “소설 형태여서 읽기는 쉽지만 상당히 복잡하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뤄 깊이가 있다”고 추천했다.

이 책은 `맥스`라는 바퀴 발명가가 사업가로 변신하는 과정을 그린다. 배경은 아주 오래 전 일이지만 현재 시장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을 다뤘다. 맥스가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케팅 기본을 습득하게 된다.

스토리는 이렇다. 맥스는 바퀴라는 것을 개발했지만 시장이 알아주지 않는다. 고객을 일일이 찾아가 바퀴의 장점을 설명하지만 고객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때 마케팅 전문가를 만난다. 그는 설명이 아닌 시연을 통해 고객을 확보한다. 말이 짐을 끄는 것과 바퀴를 이용해 짐을 운반하는 것이 무엇이 빠른지 시연한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맥스는 대규모 계약을 따냈다. 하지만, 이는 문제의 시작이었을 뿐이다. 규모가 커지니 납기문제나 고객 기술 지원 문제들이 생긴다. 이것을 해결한 후에는 대기업 경쟁자의 물량공세가 시작된다. 보다 뛰어난 경쟁자가 나타나기도 하고 중국산 저가 제품이 나오기도 한다.

왕 사장은 “규모가 커졌을 때 고객 지원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고 대량 물량 공세에는 바퀴를 맷돌로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나선다”며 “맥스의 돌바퀴보다 뛰어난 나무바퀴가 등장했을 때에는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바큇살을 고안, 차별화를 꾀한다”고 설명했다.

왕 사장이 가장 흥미롭게 본 부분은 규모가 커졌을 때 맥스가 대처하는 방식이다. 레이디오펄스도 고객이 많아졌을 때 기술지원 방식이 늘 고민이었다. 모든 고객이 일일이 기술지원을 요구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맥스처럼 시스템을 갖추는 데 중점을 뒀다”며 “CTO가 중심에서 기술지원 기본 룰과 카테고리를 정하고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또 “엔지니어들이 기술 하나를 믿고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