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s is more(줄이는 것이 더 큰 가치를 가져온다).`
유미코아의 역사와 미래를 그대로 표현하는 슬로건이다. 이 회사는 철을 제외한 모든 금속소재를 다루는 기업이다. 1800년대 광산 채굴에서 시작해 제련을 거쳐 지금은 재활용을 통한 금속 정제 사업에 이르기까지 단위는 미세해져가지만 부가가치는 더욱 끌어올려왔다.
![유미코아 호보켄 공장 단지](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5/10/427000_20130510180018_430_0004.jpg)
올 초 캐나다 경제전문지 코퍼레이트나이츠는 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100대 기업 중 1위로 유미코아를 선정했다. 자원을 재활용하고 환경 오염을 개선하는 일이 주력 사업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탄소 배출, 수자원 관리, 이직률 등 각종 지표에서도 최고 점수를 얻었다.
유미코아는 총 4개 그룹으로 사업 영역을 운영한다. △에너지소재(Energy materials) △재활용(Recycling) △촉매(Catalysis) △기능성소재(Performance materials)다. 그룹별로 카테고리를 나눠 비즈니스 유닛으로 분류한다.
에너지소재그룹은 전자광학소재, 박막 제품, 코발트&스페셜티 소재, 이차전지 소재 비즈니스 유닛을 두고 있다. 이 그룹에서 생산하는 소재들은 에너지를 저장하거나 청정제품 개발을 위한 제품이다. 청정 저탄소 에너지 솔루션 수요가 증가할수록 이 분야 소재 사업도 성장한다.
재활용그룹에서는 배터리 재활용, 귀금속 관리, 귀금속 정제, 주얼리&산업용 금속 등을 다룬다. 최근 유미코아가 가장 주목받는 사업이 바로 이 그룹에 속해 있다. 유미코아의 재활용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폐기된 전자제품 속에서 금속들을 찾아낸다. 특히 배터리 재활용 과정에서는 가스가 발생하지만, 유미코아는 특유의 클린 기술로 가스 유출을 철저하게 차단했다. 배터리 재활용 설비가 있는 호보컨 공장 바로 옆에도 주택가가 들어서 있는 이유다. 호보컨 공장이 유명세를 타면서 전 세계 정부 관계자와 환경단체, 언론이 이곳을 방문한다.
기능성소재그룹은 건축용 소재, 아연 케미컬, 백금 가공 소재, 전기 도금, 테크니컬 소재 사업을 전개한다. 아연과 귀금속을 기반으로 하는 소재 사업이 이 그룹에 속한다.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장치를 위한 백금 촉매 등은 촉매그룹 영역이다.
◇광산→제련→재활용
유미코아라는 사명을 내건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사업 역사는 매우 길다. 1805년 유미코아는 비에이유 몽타뉴(Vieille Montagne)라는 광산에서 출발했다. 회사의 모습을 갖춘 것은 1837년이다. 1906년 `유니언 미니에르 두 오트 카탕가(UMHK)`라는 회사로 변신해 벨기에의 식민지 콩고에서 구리·코발트·주석·귀금속 등을 채굴했다. 1968년 광산이 국유화되자 유니언 미니에르는 새로운 광산을 찾아나선 동시에 제련 사업에 집중했다. 이때 설립했던 자회사들을 1989년 모두 합병해 유니언 미니에르(UM)라는 회사로 다시 태어났다. 이 때부터 코발트·저마늄을 활용한 첨단소재와 수익성이 높은 아연 제품, 귀금속 사업에 주력했다. 이후 광산과 채산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매각하기 시작해 핵심 금속 제련과 첨단소재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름도 지난 2001년 유미코아로 바꿨다. 여기에 버려진 자원에서 희귀금속을 찾아내는 재활용 사업까지 확장하면서 기업 가치를 더욱 끌어올렸다.
처음에는 원석을 채굴하는 업스트림 사업 위주였지만 점차 부가가치를 높이는 다운스트림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회사의 매출도 금속을 가공하고 부가가치를 얻어내는 사업만을 계산한다. 일반적인 회계 방식을 적용하면 최종 판매금액을 매출로 잡아야 하지만 그 사이 발생하는 부가가치 만을 따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 회사가 매출(Revenue)로 발표하는 금액은 24억유로 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실제로는 125억4800만유로에 달한다.
최근에는 태양전지 소재, 이차전지 소재 등 첨단 에너지 소재 개발에 주력하면서 전체 영업이익의 50%를 환경 기술에서 얻는다. 연구개발(R&D) 예산의 80%를 친환경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재활용 사업에서 얻어내는 가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재활용그룹 매출은 전체의 28% 수준이지만 법인세 차감전 이익(EBIT) 비중은 61%나 된다. 다른 나라에서도 배터리 소재 등을 재활용하는 기업이 많지만 이 정도 이익을 내는 회사는 없다. “워낙 단위당 가격이 높은 희귀금속을 뽑아내기 때문에 엄선된 기술로 0.01g이라도 더 확보하는 것이 이익을 올리는 방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중국에는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사람이 직접 배터리를 뜯어 소재를 재활용하는 회사가 많다. 배터리를 분해하면 전해액 때문에 유독가스가 발생해 인체에 유해하다. 유미코아는 이를 소각하고 가스를 완전히 정화해 처리한다. 비용은 훨씬 많이 들지만 200년간 정제 기술을 통해 얻어내는 가치가 더 많다. 유미코아의 이익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다.
◇유미코아 웨이를 걷다
친환경은 유미코아의 미래다. 유미코아의 슬로건처럼 나쁜 것을 더 적게 배출하도록 하는 데에서 유미코아의 가치는 나온다. 지금까지 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대부분 모바일기기와 같은 전자제품의 이차전지에 초점을 뒀다. 하지만 벌써부터 자동차용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전기자동차 시장이 형성되지도 않은 마당에 재활용하는 배터리가 나올 리 만무하다. 앞으로도 몇 년은 더 걸릴 사업이지만 유미코아는 2015년 이후를 보고 사업 채비에 착수했다.
유미코아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비전 `유미코아 웨이`를 발표했다. 테마는 네 가지다. 성장을 통한 경제 성과를 이루면서, 사고 제로·노출 감소로 일하기 좋은 곳을 만들어야 한다. 생태 효율성을 키우고 지역사회를 생각하는 것이 그것이다.
북남미·아프리카·유럽·아시아의 80여개 생산현장과 지사에서 근무하는 1만4400여명 직원이 모두 이 유미코아 웨이를 따른다.
반데푸트 커트 이차전지 소재라인 총괄은 “공장 주변 지역 사회를 생각하고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일터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원자재까지 공정무역으로만 확보한다”고 말했다.
브뤼셀(벨기에)=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