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도 납품단가 협상에 있어서는 `을`의 지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지난달 종업원 300인 이상 1000명 미만의 중견기업 104개사를 대상으로 `중견기업 경영상황 파악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납품단가 인상이 7.4%에 불과했다. 중견기업도 중소기업에 비해 납품단가 협상과정에서 협상력을 갖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다른 것으로 해석된다.
대기업 납품 중견기업의 절반 이상(57.3%)이 `대기업의 동반성장 문화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중견 기업의 83.7%가 `전반적으로 현재 우리나라 경제여건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향후 경기가 `나빠질 것`(48.1%)이라는 예상이 `좋아질 것`(40.4%)이라는 응답보다 우세했다. 규모별로는 종업원 500인 미만 기업(87.0%)이 500인 이상 기업(81.0%) 보다 체감경기를 심각하게 인식했다.
최근 경영상 가장 큰 애로사항은 `내수부진`(46.2%)으로 나타났으나 중견기업 10곳 중 4곳(44.3%)은 올해 `신규 투자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중견기업 10곳 중 7곳(66.3%)은 최근 매출액이 증가하거나 큰 변동 없이 운영되고 있었다. 또 중견기업 10곳 중 3곳(31.7%)은 최근 엔저현상 등 `환율하락으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최근 대내외적 어려운 경영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중견기업 10곳 중 9곳은 `원가절감`(91.9%)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조유현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대상 각각 경영상황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견기업도 동반성장은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영세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쉽게 커나갈 수 있는 희망의 성장사다리가 원활히 작동하는 기업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중견기업 동반성장 인식 조사 현황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