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무역분쟁 심화…국내 업계 희비 엇갈려

태양광 시장 `큰 손` 간 무역 분쟁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폴리실리콘과 전지·모듈 제조기업 간 희비가 교차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 이어 유럽이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정한 가운데 중국도 즉각 보복조치에 나설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다음 달 말 유럽·미국·한국산 폴리실리콘에 상계관세 부과 조치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지난해 3월 미국 상무부가 자국 태양전지 업체를 대상으로 관세 부과를 결정하자 한국·미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EU 집행위원회가 중국산 모듈 덤핑 조사에 들어가자 폴리실리콘 반덤핑 조사에 EU를 포함시켰다.

최근 EU 집행위는 다음달 6일부터 선텍(48.6%), LDK솔라(55.9%), 트리나솔라(51.5%) 등 중국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에 최고 67.9%, 평균 47.6%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업계는 중국이 보복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중국이 자국 판정을 미룬 것도 EU 집행위 판정 이후 대응에 나선다는 경고로 해석한다.

미국·중국·EU의 태양광 무역 분쟁으로 국내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 국가가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을 형성하는데다 우리 기업 수출 의존도도 높기 때문이다.

중국의 판정 결과를 기다리는 폴리실리콘 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다. 세계 3대 폴리실리콘 제조기업인 OCI는 지난해 폴리실리콘 사업 매출 40%를 중국에서 올리는 등 중국 의존도가 높다. 다만 중국의 보복 대상이 미국, 유럽이라는 점에서 국내 기업 관세율을 차등 적용할 것이라는 예상도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폴리실리콘 자급율은 40% 수준으로 관세 부과로 수입 제품 가격을 올리면 자국 후방 산업에 미칠 악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이 태양광 분쟁 대상국가지만 국내 기업 공급 가격이 덤핑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어 차등적 관세 부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양전지·모듈 업계는 단기적 시황 개선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유럽, 미국 태양광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20GW(기가와트) 규모를 형성했다. 세계시장의 64%를 차지한다. 설치량이 감소하지만 유럽은 여전히 세계 최대 시장이며 미국은 신흥 태양광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제품 점유율이 70%를 넘었지만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잃으면 한국산 제품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서재흥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장은 “태양광 무역분쟁으로 단기적으로 국내 전지·모듈업계에 반등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며 “하지만 보호주의 경향이 극심해지면 수출의존도가 80%를 넘는 국내 태양광업계 자생력 하락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중국-유럽 태양광 분쟁 일지

미국: 2012년 5월 중국산 태양전지 제품에 대한 반덤핑 부과 예비 판정.

2012년 12월 확정 판정

유럽: 2012년 9월 중국산 모듈 제품에 대한 덤핑 조사 착수.

2012년 11월 보조금 지급 여부 조사

2013 6월 6일 관세부과

중국: 2012년 7월 미국, 한국산 폴리실리콘 반덤핑 조사 착수.

2012년 12월 유럽산 폴리실리콘 반덤핑 조사 착수

2013년 6월말 예비 판정 예정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