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우리 기업이 개성공단에 두고 온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출을 위해 북한 측에 회담을 제의하라고 통일부에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미국 순방에서 돌아온 후 처음 열린 국무회의에서 “우리 기업이 개성공단에 두고 온 완제품이나 원·부자재를 하루 빨리 반출해 기업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통일부는 북한 측에 관련 회담을 제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어제(13일)로 개성공단에서 우리 근무자들이 전원 철수한지 열흘이 지났다. 북한이 각종 계약 등 약속을 지키지 않고 식자재 반입마저 막아 철수하게 된 것을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바라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고 남북한 주민의 번영과 행복한 통일”이라며 “개성공단도 단순한 정상화가 아니라 국제화를 위한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고 그러려면 북한이 국제사회와 한 약속, 개혁을 위해서는 안전장치가 보장돼야 한다”고 북한의 변화를 촉구했다.
통일부는 지난 3일 북측이 주장한 미수금 1억300만달러를 지급하고 개성공단 현지에 남았던 우리 측 마지막 7인을 귀환시켰다. 개성 공단에 남아있는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출을 요구했으나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추후 협의키로 했다.
박 대통령 제안은 미국 방문을 통해 대북 문제에서 확고한 국제 공조를 확인했고 이에 따라 당장 실질적 조치부터 풀어나가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남북관계가 유화국면으로 접어든 만큼 회담에서 일정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공정보 공개를 확대해 정부 3.0시대를 열어줄 것도 관계 부처에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 3.0의 중요한 개념은 국민에게 정보를 공개하고 국민과 그 정보를 공유해 국민도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투명하게 공개되면 국민이 정부 정책이나 발표에 대해 신뢰를 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공개하는 정보를 듣고 많은 창업도 이뤄지고 기업 활동하는데 참고가 되고 더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다”며 “부처끼리도 정보 공유를 하지 않아 발생하는 중복을 피할 수 있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부처별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공약 이행시 재정을 고려해 꼭 필요한 곳에 적정 예산을 투입할 것도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사막 농사 시 꼭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물을 공급하는 이스라엘 점적 관개법을 예로 들고 “재정이 부족한 우리 현실에서 꼭 필요한 곳에 예산이 집중 투입돼야 한다”며 “정부가 아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아끼고, 국민세금을 꼭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사용한다는 믿음을 줄 수 있는 재정운영 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공직기강 확립도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공직자의 처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들 절감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각 부처에서 공직자가 국민신뢰에 어긋나지 않도록 더욱 공직기강을 확립해 달라”고 당부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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