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창조경제 구현에 머리를 싸맸다. 목표는 간접적인 일자리 창출이다. 미래부가 만들어내야 하는 일자리는 40만9000개다. 산하기관이 39개니 기관당 평균 1만개 꼴이다. 최근 출연연 가운데 한 곳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원장 박영서)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고 있는지 함께 현장을 찾아봤다. KISTI는 기관장이 지난 2010년부터 기업 250곳을 일일이 발로 찾아다니며 기업 밀착형 지원 방안을 모색해 왔다.

박영서 KISTI 원장 기업방문은 통상 남들보다 1시간 이른 아침 8시부터 움직임이 시작됐다. 러시아워를 피하기 위해서다.
최근 찾았던 방사선 전문기업 브이에스아이(VSI·대표 김도윤)도 마찬가지다. VSI 1층 회의실에선 양측 경영진 10여명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에 들어갔다.
김도윤 VSI 대표는 매출이 정체된 것에 고민이 커 보였다.
“방사선 발생기와 계측기를 만들어 팔았습니다. 지난 2011년 매출이 90억원까지 올라왔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시장 창출없이 매출 확대는 어렵습니다. 직원들은 연구만 하던 사람들입니다. 우리 제품 마케팅을 대행하던 회사는 매출이 280억원으로 늘었습니다. R&D까지 한다고 합니다. 경쟁사가 하나 더 생긴 거죠.”
산업시장분석 전문가인 유선희 책임연구원이 답변에 나섰다.
“우선 시장 수요를 파악해보기로 하죠. 제품은 무엇이든 타이밍이 중요한데, 다각적인 지원을 통해 현재 매출의 10배를 목표로 잡고 방안을 찾아봅시다. 기술특허나 논문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사업화 연구실도 따로 있으니 1년간 관계를 가지며 밀착 지원한 뒤 결과를 검토해 봤으면 합니다.”
대화는 길지 않았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분과 기관이 해줄 수 있는 부분이 명확하게 드러났다.
기술적인 협력도 논의했다. 방사선 기기를 제작하려면 진공이 필요한데, 이를 미리 만들어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돌려 본다면 더 빠른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와 화답이 이루어졌다.
박영서 원장은 “우선 조사분석 보고서가 나온 뒤 그걸 보고 협력할 방안의 윤곽을 잡아 보자”며 “급한 건 지금 시장수요조사 분석이고, 사전미팅을 통해 슈퍼컴퓨터를 이용할 것인지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박 원장은 VSI 외에도 원테크놀로지(대표 김종원)와 서울화인테크(대표 김태남), 갑을오토텍(대표 박효상)을 찾아 고민 상담을 함께했다.
이 방문은 KISTI가 중소기업 산업현장 요구사항과 애로, ASTI 운영에 관한 건의를 듣고, 빠른 시간 내 가장 효과적인 맞춤형 대안을 찾기 위해 마련한 `지식 멘토링` 사업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KISTI는 현재 슈퍼컴 활용사업과 중기청 기술혁신사업으로 총 50개 기업을 매년 지원하고 있다. 잘만테크와 화인테크놀로지, 극동제연, NUC 등이 모두 슈퍼컴퓨터 지원이나 기술혁신 등을 통해 매출이 많이 늘었다.
기업 방문을 총괄하고 있는 김창목 KISTI 중소기업정보지원센터장은 “1억개가 넘는 산업 및 과학기술 정보분석 등의 자료 기반 위에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며 “회원 수만 1만2000명인 과학기술정보협의회가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