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창업 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에 대해 학계와 업계는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드러냈다. 그간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 부족으로 성장하지 못했던 중소·벤처기업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만 아직 세부적으로 보완할 점이 분명히 있는데다 시스템이 정착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다.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는 “7개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이런 정책을 내놓은 것은 창업과 투자를 활성화 시키는데 있어 그간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으로 생각된다”고 환영했다. 하지만 “연대보증 폐지 제도는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다른 국가와 비교하여 볼 때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매우 바람직한 방안이지만 창업활성화를 위한 신용불량자 배제 정책은 아직도 약하다”고 분석했다.
김일환 스톤브릿지캐피탈 대표는 “이번 방안은 각 부서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기획재정부 발표라 각 부서의 합의를 이미 이끌어 낸 실행단계의 방안이어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수에 있어서는 좀 더 후속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현재 국내 M&A 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미국의 구글이나 시스코 같은 인수합병의 주체가 없다는 것”이라며 “이번 조치에서 일부 인수합병주체에 대한 세제혜택 방안들이 들어있으나 실제 인수합병의 동인으로서 작용하기에는 약간 부족한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박기오 벤처기업협회 IT벤처포럼 의장 겸 웰게이트 대표는 “그간 한국에서는 재무적인 강점을 가진 기업만 살아남고 창의성과 역동성을 가진 기업은 자금 부족이라는 아킬레스건 때문에 성장하지 못했다”며 “이런 불합리함을 중점적으로 개선하겠다고 하니 반갑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기업평가 및 기술가치평가 기준을 보완하고 정책자금과 지원자금 등을 집행하는 부서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용기 한국 크라우드펀딩 기업협의회장 겸 오픈트레이드 대표는 “창업초기 내지는 성장기에 있는 벤처기업의 자산건전성 확보를 위해 융자에서 투자 중심으로 지원 정책의 기조를 변경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환영했다. 하지만 “엔젤투자가 활성화되어 있는 북미, 유럽과 달리 한국 엔젤투자규모가 미미한 것이 현실”이라며 “이를 고려한다면 국내 크라우드펀딩 도입은 엔젤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한국적`인 시각으로 풀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희은 이음 대표는 “기존 정부 정책이 초기 벤처에 치중돼 있던 데 비해 이번 방안은 이음처럼 3~5년차 혹은 그 이상의 성장하는 벤처기업이 더 큰 기업으로 뻗어 나가는 데 밑거름이 되어줄 실질적인 솔루션이 많이 담겨 있다”며 “이는 결국 고용창출로 이어져 현재의 청년 실업 문제도 일부 해결해 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코넥스의 신설과 자금회수시장의 활성화 등은 실제 벤처투자의 어려움을 많이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반색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