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지는 언어번역 솔루션 경쟁…국내 업체는 `글쎄`

국내 언어 번역 솔루션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 미국 라이온브리지와 영국 SDL이 시장을 양분한 상황에서 SDL이 최근 마케팅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는 아직까지 시장 점유율이 낮은데다가 마케팅 능력도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외산 업체들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DL코리아는 최근 인원을 종전의 두 배 수준인 70명으로 늘리고 마케팅 부서를 새롭게 갖추는 등 조직을 재정비했다. 블로그와 트위터 계정을 만든 데 이어 오는 7월 한국어 홈페이지도 오픈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투자를 확대한 것이다.

SDL은 다국어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 솔루션 업체다. 다국어를 현지어로 번역하는 로컬라이제이션 소프트웨어(SW)를 비롯해 기계번역, 영문검수, 음성인식, 코퍼스(말뭉치) 생성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SDL코리아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에 로컬라이제이션 솔루션 등을 공급했다.

국내 대기업 대상 번역 솔루션 시장은 라이온브리지와 SDL이 비슷한 수준으로 양분하고 있다. SDL이 마케팅 강화에 나서면서 시장 점유율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기계번역 솔루션 `월드서버(WorldServer)`와 `비글로벌(BeGlobal)`을 연내 한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월드서버는 국내 한 대기업과 테스트를 진행 중이어서 빠른 보급 확대가 예상된다.

중소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일부 국내 기업들이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영향력은 미미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미국 조사업체 커먼센스어드바이저리에 따르면 통역을 포함한 언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100위 기업 중 한국 기업은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15위에 프로랭스, 18위에 WST(World Service Translation) 등 2개 기업만이 포함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 경기침체 등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번역 솔루션 시장이 각광 받고 있지만 국내 솔루션 업체는 아직 대기업에 제품을 공급할 만큼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