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기계(Fluid Machinery) 분야는 핵심기술을 대부분 해외 선진국이 보유하고 있다.
유체기계는 액체, 기체 등 유체 에너지를 이용해 작동하는 기계다. 유체가 가진 에너지를 기계 에너지로 변환하거나 반대로 기계 에너지를 유체 에너지로 변환해 장치를 만든다. 펌프나 압축기가 여기에 속한다. 대형 발전소나 석유화학플랜트 등에 쓰는 핵심 유체기계 장비들은 지금까지 수입에 의존해 왔다.
윤의수 한국기계연구원 극한기계부품연구본부장은 유체기계 분야에서 국내 기술을 선진국 수준까지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그가 국내 `펌프박사`로 불리는 이유다.
`원자로 냉각재 펌프(RCP) 수력 설계기법과 독자모델`을 국내 기업에 이전 했다. 원자로 냉각재 펌프는 원자로 내 고온(300℃), 고압(160기압)의 냉각재를 순환시키는 펌프다. 이 기술은 해외에서도 외부로 유출하거나 기술을 팔지 않는다.
윤 본부장은 `오일이 필요 없는 터보 냉매압축기`부문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자기(磁氣) 베어링을 이용해 회전축을 공중에 띄워 접촉하지 않도록 만든다. 윤활유 사용하지 않아 오일 교환 시 발생하는 냉매 손실비용이 없어 경제적이고, 환경오염도 거의 없는 친환경 기계다.
윤 본부장은 부산대 출신으로 KAIST에서 석, 박사를 땄다. 1983년 한국기계연구원에 들어와 1990년도까지는 히트파이프를 이용한 열교환기 등 열전달 관련 분야 연구를 해왔다. 유체기계를 본격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1991년 `원심압축기 설계기술 개발`고제를 수행하면서부터다.
당시 대우중공업의 지원을 받아 국내 최초로 5축 가공기를 이용한 3차원 임펠러를 가공한후 공력성능을 측정했다.
이 공력설계기술이 지금의 열유체 분야, 유체기계, 터보기계 분야 기술개발의 기반이 됐다.
윤 본부장은 RCP 기술 개발로 2011년 한국기계연구원 최우수연구상을 수상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