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융합을 활용한 주유기 불법 변조 방지 및 검정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주유기 위변조 행위는 공정 상거래 질서를 어지럽히는 만큼 주유·IT 업계뿐 아니라 정부도 적극 나서고 있다.
주유기 불법 변조에 쓰이는 가장 흔한 방법은 운영 소프트웨어(SW) 조작이다. 주유기에 불법 펌웨어만 깔면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다. 운영 회로기판을 교체하는 방법도 주로 쓰이는 수법 중 하나다.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메인보드 불법 교체를 막을 물리적 봉인 장치 개발이 전무했다. 조작 여부를 판단할 전문가가 부족하고, 현장 검증 기술도 취약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유기 제작업체와 보안 기술 개발 기관은 SW 조작 방지 전자봉인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전자서명, 봉인정보 발급 등으로 주유기 SW를 조작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방식이다. 주유기 메인보드와 커넥터에 근거리무선통신(NFC) 칩을 심어 물리적으로 봉인하는 방식도 검토되고 있다.
보안 모듈을 탑재한 마이크로 SD카드를 활용하는 방법도 유력한 대안이다. 실시간으로 주유기 조작을 확인할 수 있도록 통신 기술을 활용한다. 마이크로 SD카드 로그 결과를 판독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확인하는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플랫폼 개발 업체는 서버 전송 및 서버 이력 결과를 조회하는 기술 개발도 시도하고 있다.
신제품 못지않게 중고 주유기 조작방지 봉인 기술 개발도 중요하다. 이미 상당수의 주유기가 시중에 배포된 만큼 새 주유기에 첨단 기술을 장착하는 것보다 실효성은 오히려 더 높다.
현재 중고 주유기에 주유량 이상 유무 확인 감시장치를 장착하는 방식이 추진되고 있다. 제조사가 다른 주유기 모두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유량과 연산값 오류가 감지되면 주유기 작동이 중지되는 원리다.
정부는 프로그램 유효성 검증 기반을 마련하고, 국제표준에 준하는 평가요건을 확보해 주유기 불법 변조 관행을 뿌리 뽑는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IT 강국인 만큼 주유기 불법 조작을 방지하는 기술 개발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며 “기술 개발 못지않게 주유기 불법 변조 문제의 심각성을 사회적으로 환기시키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