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유가 상승으로 주유기 불법 변조·조작 행위는 점차 늘고 있습니다. 그 수법은 소프트웨어(SW) 조작을 넘어 해킹 수준까지 지능화되고 있습니다.”
심윤수 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원장은 부품부터 SW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 주유기 불법 조작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전 육안검사와 물리적 봉인 방법으로는 지능화되는 주유기 불법 조작을 차단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휴대폰 USIM 칩처럼 주유기에도 식별 칩을 내장한다면 기록 변조를 방지하고 불법 주유기 조작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적발되는 불법 주유기는 크게 물리적 조작과 소프트웨어(SW) 조작으로 나누어 집니다. 물리적인 조작은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장치를 부착해 리모컨 등으로 작동합니다.”
최근 규제 당국은 주유기에 장치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를 봉인하도록 하고 있다. 봉인할 때 표시하는 검정 증인에도 위조를 방지하는 표시를 부착했다. SW 불법 조작을 막기 위해 주유기 설계부터 제조까지 국제법정계량기구(OIML)가 권고하는 평가 기준도 도입했다.
KTC는 금융결제, 신원인식 등에 사용되는 IC카드 평가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주유기 전자 봉인기술에 접목해 불법 주유기 거래를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새로 제조하는 주유기는 설계 단계부터 인증을 받도록 하고, 이미 사용 중인 주유기는 조작할 수 없도록 전기·전자 봉인 기반을 마련한다. 웹 기반 계량종합관리시스템으로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주유기 검사 이력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는 관리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IT 수준으로는 주유기 사용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해 작동을 중지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계량기 불법 조작으로 인한 탈세를 원천 봉쇄해 지하 경제를 양성화하고, 세수 증대에도 크게 기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