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러시아와 자유무역협정(FTA)을 5년 만에 재추진한다.
정부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한-러 FTA 논의를 조기에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발표 이후 러시아 시장을 선점하고 양국 통상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정부는 한-러 경제공동위원회, 한-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등 협력 채널을 활용해 FTA 협상 재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과 러시아는 2008년에 두 차례에 걸쳐 FTA 체결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일방적 중단으로 협상이 결렬됐다.
정부는 러시아가 극동·시베리아 지역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도로·항만 등 인프라 건설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한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특히 보건·의료 사업의 경우 의료와 정보기술(IT)을 연계한 디지털 검진 센터 등의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2009년 이후 IT와 에너지, 원자력 등 5대 산업을 육성하는 경제현대화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우리와 협력할 부분이 많이 있다.
현오석 부총리는 “최근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들이 러시아와 경제협력을 늘리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단순교역 위주에 머물러 있다“면서 “올해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와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등 러시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