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법인으로 처음 출발한 이랜드. 설립 30년 만에 의·식·주·유통·레저 등 100개 브랜드, 매출 10조원에 이르는 그룹으로 급성장했다. 해외사업도 가속화해 중국 매출만도 1조원에 이른다.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정보화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해졌다. 다양한 소비재 브랜드를 보유한 이랜드로서는 정보화가 더욱 절실하다. 이랜드그룹 최고정보책임자(CIO)인 장광규 이랜드시스템즈 대표를 만났다.
![[CIO BIZ+/이노베이션리더]장광규 이랜드시스템즈 대표(이랜드그룹 CIO)](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5/22/430517_20130522110900_224_0001.jpg)
`업무프로세스재설계(BPR)를 통한 매출 증가.`
급변하는 이랜드그룹의 정보화 전략 핵심이다. 그룹 CIO인 장 대표의 미션이기도 하다. 장 대표는 “신규 브랜드 출시가 잦고 짧은 생산주기를 필요로 하는 이랜드그룹 계열사에 상시 BPR는 필수”라며 “정보통신기술(ICT)은 이를 지원하기 위한 하나의 기능”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패션과 유통, 외식·레저 등 사업 영역을 갖고 있다. 이 중 주력제품인 패션사업이 급변하고 있다. 최근 이랜드월드 내 △캐주얼 △스포츠 △아동복 △내의 △여성복 △잡화 6개 전 패션브랜드를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로 전환했다. 국내 패션 시장이 SPA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됨에 따른 조치다.
장 대표는 “SPA 패션의 핵심은 속도”라며 “경쟁 패션 브랜드 `자라(ZARA)`보다 더 빠른 시장 적시 대응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고·판매정보를 일치시켜 생산정보와 연결해야 한다. BPR로 매장·창고·생산 업무 프로세스도 통일한다. 장 대표는 “BPR로 재고와 결품을 줄이고 적시 제품을 출시하면 매출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사업도 마찬가지다. 2001아울렛, 킴스클럽, NC백화점 등은 주방·가구·의류 등 내부 점포 품목별로 정보화 체계를 갖춘다. 품목별로 발생하는 수많은 변수를 줄이기 위해서다. 품목별 판매와 발주 관리에도 BPR가 적용된다. 재고량을 최소화해 매출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장 대표는 과거보다 빈번해진 인수합병(M&A)에 대한 정보화 대응방안도 마련했다. 최근 글로벌 신발 브랜드인 케이스위스(K·SWISS)를 비롯해 다수의 기업과 브랜드를 인수했다. 장 대표는 “M&A 후 가장 먼저 재무 중심의 경영정보 시스템에 이랜드그룹 표준 모델을 적용한다”며 “경영정보 표준화로 그룹 차원의 단일화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양한 사업 범위를 보유한 그룹 특성상 현업 업무 영역은 성격에 맞게 단계적으로 표준화를 적용한다.
적극적인 해외 확장 지원체계도 CIO 조직의 주요 역할이다. 이랜드그룹은 중국 내에만 6000개의 패션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연내 7000개로 확대한다. 이외 영국·이탈리아·미국·인도 등의 패션 시장에 진출했다. 미얀마·스리랑카·인도·베트남 등에도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사이판에는 현지 대규모 리조트를 인수,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 새로운 법인을 신설하거나 현지 기업을 M&A하면 가장 먼저 재무 시스템을 그룹 표준화 체계에 맞춰 구축한다. 재고·발주·판매 시스템을 표준화해 본사와 동일한 공급망관리(SCM) 체계도 갖춘다. 생산관리 체계도 강화해 원자재 공급과 임가공 시스템을 연동, 원단 공급과 임가공 계획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이랜드그룹은 중국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트랜잭션 데이터를 활용, 빅데이터 분석도 실시했다. 장 대표는 “빅데이터 분석을 위해 지난해 솔루션을 도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 현지에서도 디자인, 마케팅 등 다양한 부분에서 직접 기획을 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빅데이터 분석 적용으로 연간 수백억원의 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
BPR가 정보화의 핵심 전략이기 때문에 장 대표에게는 인력 양성도 주요 과제다. 단순히 기술적인 역량뿐 아니라 현업에 비즈니스를 제안할 수 있는 비즈니스애널리틱스(BA) 역량을 갖춰야 한다. 장 대표는 “내부에 정보전략실을 두고 각 계열사의 지식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재를 양성한다”며 “앞으로 아키텍처 인력도 양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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