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정보화 확산에 사각지대였던 금융계열사에 `삼성전자식` 정보화 DNA가 이식된다. 삼성전자 등 비금융계열사에 비해 금융계열사의 혁신이 더디다는 그룹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도입한 SAP 전사자원관리(ERP) 확산 차원으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 SAP 코어인슈어런스 솔루션을 적용, 장기적으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다”고 23일 밝혔다.
국내 금융권에서 SAP 금융 패키지 솔루션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 금융계열사의 SAP 금융 패키지 솔루션 도입은 지난 2011년 6월부터 검토했다. 당시 삼성그룹은 삼성금융일류화태스크포스(TF)를 구성, SAP 솔루션 적용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했다. 컨설팅은 언스트앤영과 딜로이트컨설팅이 수행했다.
이후 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 등 4개 금융계열사 대상으로 SAP 솔루션 적용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 결과 증권과 카드를 제외한 생명과 화재에 SAP 솔루션을 적용하기로 최근 확정했다.
삼성생명과 화재는 연내 SAP 코어 인슈어런스 솔루션 적용을 위한 요건분석 등을 진행한다.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은 내년 착수해 3년 동안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국내 도입 사례가 없음에도 불구, SAP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룹의 `삼성전자식` 정보화 확산 차원으로 풀이된다. SAP의 글로벌 표준 솔루션을 적용, 금융업무 프로세스도 글로벌 수준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취지다.
비금융계열사는 그룹의 일류화프로젝트 일환으로 2009년 가동한 삼성전자의 SAP 기반 글로벌 ERP시스템을 확산, 적용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가 SAP 기반 ERP 프로젝트를 완료했고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제일모직 등이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출신 CEO들이 금융계열사로 대거 이동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은 2005년 삼성전자 중국부문 총괄사장을 맡으면서 혁신을 추진, 중국시장에서 휴대폰과 LED TV를 1위로 올려놨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앞서 삼성금융계열사는 제조업계 중심으로 도입하던 제품수명주기(PLM)시스템도 도입했다. 삼성카드와 삼성화재는 상품기획, 개발, 사전단계, 출시와 관리, 사후모니터링까지 상품주기 전 과정에 삼성전자에 적용한 PLM시스템을 구축했다.
자료:업체 종합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