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그리드 시장 선점에 나선다. 글로벌 시장이 초기인 만큼 레퍼런스 확보와 기술 선점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선진전기검침 원격검침인프라(AMI) 구축 사업`에 대우인터내셔널·포스코ICT·KT·한국전력·현대종합상사가 전문 중소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기로 했다. 우즈베키스탄 전력청은 2020년까지 4차 사업에 걸쳐 국가 전체(450만가구)에 AMI를 구축할 예정이다.
올해 1차 사업은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전력청 매칭 펀드에서 조성한 2억달러(약 2200억원)를 투입해 100만호 AMI 구축 사업자 한 개를 선정한다. 1차에 선정된 사업자가 연이어 진행될 추가 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는 만큼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 예상된다. 국내 5개 컨소시엄을 포함해 아이트란(미국), 사젬(프랑스), ENEL(이탈리아), 홀리(중국) 등의 해외 유수 업체가 참여한다.
사업은 지그비(ZigBee)와 협대역(3~500㎑)의 전력선통신(PLC) 등의 무선통신을 이용해 데이터집합장치(DCU)를 거쳐 국가망 서버에서 데이터를 처리한다. 가정용 계량기가 전자식계량기로 전면 교체되면서 실시간 사용량 검침은 물론이고 원격에서 전력사용을 모니터링해 국가 발전소와 연계한 전력 수요·공급체계까지 연동된다.
우즈베키스탄 전력청은 완성도 높은 검침률을 위해 지그비와 저속PLC를 필수로 GSM·GPRS 등의 다양한 통신방식을 채택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고속PLC 위주의 국내 AMI 구축 사업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은 ICT를 앞세운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와 한국전력의 AMI 보급사업 추진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 나설 방침이다. 문건석 옴니시스템 전무는 “국내 AMI 보급 사업이 사업 정책 미흡으로 부진한 가운데 이번 입찰은 세계 AMI 사업의 모델을 완성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과 사업 경쟁력 검증에 좋은 경험이자 해외시장 진출에 발판인 만큼 국내 기업들이 총력을 기울여 입찰에 참여한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 전력청 입찰 공고에 따라 같은 그룹 내 여러 계열사의 참여가 제한되므로 포스코 계열인 대우인터내셔널과 포스코ICT는 컨소시엄 단일화나 주관사 변경 등의 수정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한전도 공고와 다른 스펙(고속PLC)으로 입찰을 준비하고 있어 우즈베키스탄 전력청과 사전조율에 나서는 등 정지작업에 한창이다.
우즈베키스탄 AMI 구축 사업 참여 현황(예정)
자료:각사 취합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