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일본 NEG와 손잡고 스마트폰 커버유리 합작사 만든다

LG전자가 일본 NEG와 터치스크린패널(TSP)용 커버유리 합작사를 만든다. 커버유리는 스마트폰 TSP 생산 경쟁력을 좌우하는 대표적인 소재로 꼽힌다. 당초 LG전자와 계열사가 출자해 하반기 독자 법인을 만들기로 했었다. 그러나 원판유리 조달과 기술 협력을 위해 NEG와 손잡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NEG와 커버유리 생산법인 설립을 위한 기밀유지협약서(NDA)를 교환하고 본계약을 위한 조율에 들어갔다.

NEG는 원판유리와 함께 강화유리 생산을 위한 기반 기술을 제공하고, LG는 공장 용지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LG전자는 TSP 핵심 소재인 커버유리를 수직 계열화할 수 있고, NEG는 모바일 시장에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게 된다.

LG그룹과 NEG는 1990년대 중반에도 브라운관 유리 합작사 설립을 추진했었다. 당시 LCD 시장이 예상보다 일찍 열리면서 결국 합작사 설립은 무산된 바 있다.

합작사는 연내 생산설비 구축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LG전자 스마트폰에 커버유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원판유리는 LG화학과 NEG 합작사인 파주전기초자(PEG)에서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PEG는 최근 전자소재용 원판유리 생산을 위해 1개 라인을 구축했다. LG그룹은 장기적으로 모든 유리 전자소재를 PEG로부터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은 과거 브라운관 TV 시절부터 NEG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며 “NEG가 무알칼리 유리 제조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을 보유한 만큼 TSP용 커버유리 생산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와 NEG의 합작사 설립이 추진되면서 당초 이달 중 구미 4공단에 착공하기로 한 커버유리 공장은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커버유리 생산 합작사는 당분간 LG전자 구미 공장 내 별도 공간을 마련해 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판유리를 제외한 화학강화·절단·에지 연마·인쇄 등 대부분 공정을 직접 소화한다. 원판유리를 자른 후 가공하는 셀 타입 커버유리 생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인력은 LG그룹 관계사에서 차출될 가능성이 크다. LG그룹은 커버유리 생산 기술 확보를 위해 글로닉스·육일 등 비상장 업체에 투자한 바 있다.

한 재료공학 전공 교수는 “NEG 특수 유리가 일반 유리보다는 성능이 훨씬 뛰어나지만 아직 미국 코닝의 고릴라 유리 수준까지는 못 만들고 있다”며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타깃으로 만든다면 합작사의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LG 관계자는 “합작사 설립 등 사업부와 관련된 내용은 외부에 공표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LG그룹 터치스크린패널(TSP) 수직계열화 흐름도

▲ 원판유리 생산 : 파주전기초자(PEG, LG화학과 NEG 합작사) → ▲ 커버유리 생산(강화 공정): LG전자와 NEG 합작사 → ▲터치스크린패널(TSP) : LG이노텍(커버유리 일체형(G2) TSP) → ▲LG전자 스마트폰에 TSP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