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장비보다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

블랙아웃 공포, IT로 넘자

“단순히 저전력 칩을 개발하고 저전력 서버를 사용한다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는 게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데이터센터 서버 냉각 운영에 비효율이 큽니다. 센터 운영 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는 것은 물론 데이터센터 운영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해야 합니다.”

송기흥 델코리아 엔터프라이즈솔루션 그룹 부장.
송기흥 델코리아 엔터프라이즈솔루션 그룹 부장.

송기흥 델코리아 엔터프라이즈솔루션 그룹 부장은 데이터센터 일부가 아닌 전체의 업그레이드를 주문했다. 저전력 장비 부재가 문제가 아니라 저전력 시스템 구현을 위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는 서버 냉각 효율성이 낮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은 데이터센터 운영온도가 35℃인 반면 우리나라는 22℃다. 22도에 맞추기 위해 냉각에 더욱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 운영 온도가 엄격한 이후는 그만큼 발열이 심한 노후장치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많은 장비가 35℃를 기준으로 만들어진다. 저전력 서버, 저전력 칩을 구비해도 다른 많은 구성요소가 22℃에 머물러 있다.

“최신 장비를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 데이터센터 운영온도 기준은 너무 낮습니다. 일괄적으로 35℃ 기준에 맞춘 최신 장비를 구비해야 하는데 현장에선 기존 장비 유지를 고수합니다. 장비를 새로 사는 걸 지출로 여깁니다. 내용연수가 지난 장비를 그대로 쓰면서 운영온도를 무작정 낮춥니다. 유지·보수에 나가는 비용과 에너지 효율을 감안할 때 최신 장비를 구비하는 게 장기적으로 경제적인 방향입니다.”

데이터센터 목적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전력 실현이 목적인 데이터센터에 사무공간을 만드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란 지적이다.

“미국 기업은 데이터센터에 핵심 설비만 짓습니다. 이베이 최신 센터에는 사무공간이 아예 없어요. 센터 관리는 원격으로 이뤄지죠. 우리나라는 센터에 사무공간을 함께 짓습니다. 사무공간 적정온도 유지를 위해 쓸 데 없는 에너지가 소비되죠. 이런 식의 에너지 누수를 없애는 것이 장비 업그레이드보다 중요합니다.”

그는 기업의 저전력 환경 실현을 위한 정부 역할과 현장 노력을 주문했다. 송 부장은 “저전력 솔루션을 구현한 기업에 대해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며 “기업은 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을 데이터센터에 적극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