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에너지 집단지성 스마트 그리드

블랙아웃 공포, IT로 넘자

스마트그리드는 만성적인 국가 전력난의 해결책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대상이다. 전력과 통신기술의 접목을 통해 실시간 전력사용량과 가격에 따라 소비자가 선택적으로 절전을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수많은 주체들이 전력형황에 맞춰 그 사용량을 조절한다는 점에서 스마트그리드는 집단지성과 유사한 성격을 띠고 있다. 집단지성은 수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모여 커다란 지식결과물을 만들 듯, 스마트그리드는 수많은 전력사용자들의 작은 절약을 모아 정전을 방지할 수 있다.

지능형 수요관리도 작은 다수의 전력자원을 모은다는 측면에서 초기 스마트그리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전력피크시 전력절감을 통해 인센티브를 받는 곳은 제철, 자동차, 시멘트 등 대형 제조사업장이 대부분이었지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규모 사업자들이 전력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을 열었다.

최근에는 아파트와 같은 집단거주시설까지 지능형 수요관리에 참여하면서 일반 국민에게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가격 신호에 따라 선택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는 집적적인 방식은 아니지만 전력피크 신호에 절전을 해 경제적 이득을 취한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

전력 전문가들은 스마트그리드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전력시장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의 수요관리는 일부 사업자들에게만 절전을 요청하고 지원금을 주는 방식으로 수급 대응에 유연함이 떨어진다. 반면 시장 참여자가 많아지면 불가피한 이유로 절전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해도 다른 사업자의 절전으로 전력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차순위로 가동할 수 있는 자원이 많다 보니 굳이 페널티 등의 제재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전력사용량이 분산된다. 에너지 집단지성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이승훈 서울대 교수는 “소규모 민간사업자들이 전력시장에 참여한다는 면에서 지능형 수요관리 자체가 스마트그리드 모델”이라며 “이를 계기로 더 많은 소비자들인 전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길이 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관리제도 비교

자료: 전력거래소

[이슈분석]에너지 집단지성 스마트 그리드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