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초대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사업 `차질`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매년 2000억원 이상 지원하는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3월 2차 사업연도가 시작됐지만 일선 대학에 사업비가 한 푼도 지급되지 않아 현장실습에 애로를 겪는 등 해당 대학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28일 링크사업을 수행하는 51개 대학에 따르면 2차연도 사업이 올 3월 시작돼 석 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사업 예산이 해당 대학에 한 푼도 지급되지 않았다. 예산이 없어 가족회사 운영 등 다양한 산학협력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에서는 한 학기가 다 지났지만 현장실습을 미루거나 학생들이 돈을 빌려 실습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교수와 학생이 힘을 합쳐 진행하는 현장실습인 `캡스톤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이 실습과정은 학생이 대학교육과정에서 배운 기술과 지식을 산업체와 연계해 제품 계획부터 설계·제작·평가까지 전 과정에 직접 참여, 산업현장 수요에 적합한 창의력과 실무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것이다.

링크사업을 맡고 있는 한 교수는 “교육부에서 링크 자금이 내려오지 않아 학생과 교수들이 자기 돈을 들여가며 현장실습을 진행하고 있다”며 “한 학기가 다 끝나가고 있는데 아직도 사업비가 내려오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일부에서는 예견된 일이었다는 관측도 내놨다. 정부만 몰랐을 뿐 링크사업 주관을 놓고 부처 간 주도권 싸움을 벌일 때부터 예측됐다는 것이다. 이 사업을 맡고 있는 교육부 담당자가 자주 바뀐 것도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1일 링크대학 51곳의 1차연도 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2차연도 예산으로 23억~57억원 한도 내에서 차별 지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2차연도 사업이 시작된 지 석 달이 지난 시점에서 대학별 지원금 규모를 정한 것이나, 평가에서 모두 보통 등급 이상으로만 점수를 준 것은 전형적인 예산 나눠주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링크사업이 지난해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사업단이 3만원 이상 사업비를 사용할 땐 누구와 무슨 목적으로 썼는지 서면으로 내라는 지침도 현실에 맞지 않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는 비판이다.

사업비 미지급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기재부가 추경 등 현안이 많아 아직 예산을 우리에게 배정하지 못했다”며 “기재부에서 예산을 받는 즉시 각 대학에 나눠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링크대학 모임인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협의회`는 내달 4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 포럼을 개최한다.

세종=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

, 허정윤 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