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전기차 충전기 사업참여제한 '반발'

중소기업판로지원법으로 시장참여가 제한된 전기자동차 충전기 분야 대기업이 반발하고 나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시행된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법` 시행으로 전기차 충전기 분야에 대기업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 분야 대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일부 업체는 사업 철수까지 검토 중이다.

중소기업판로지원법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2억3000만원 미만 용역에 대기업 입찰 참여가 금지된다.

2010년부터 공공기관에서 발주한 2억3000만원 이상 충전기 물량은 지금까지 급속충전기 두 건에 불과했고 예산의 85% 이상을 차지하는 완속충전기는 한 건도 없다.

충전기 시장이 본격 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기업 설자리가 크게 제한된 셈이다.

충전기 산업은 국가 스마트그리드와 연동하는 인프라로 향후 민간의 시장 참여를 고려해 과금·이용 서비스 체계 구축을 진행 중이다. 국가 충전기 표준 제정과 충전시설 유지보수·관리 체계, 해외 시장을 선점할 기술 개발도 절실하다. 이 때문에 중·소·대기업 모두 역량을 집중할 시기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일부 기업에선 충전기 사업 철수까지 고민 중”이라며 “충전기는 국가 전력망과 연동하는 서비스체계를 확립하고 해외사업 모델까지 만드는 사업인데 정부는 단품사업으로 인식한다”고 토로했다.

정부 관계자 역시 “전기차와 충전기 시장은 아직 안정된 시장이 아니며 표준 제정부터 유지보수 등 대기업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와 기업 간 소통 부족이 낳은 결과”라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기 분야에는 효성·LS산전·LS전선·LG CNS·한화테크엠·일진전기 등이 시장에 참여 중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