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니어도 협력사라면 믿고 일할 수 있어요"

“삼성 협력사라면 중소기업이라도 안정돼 있지 않을까요. 일반 중소기업과 비교해서는 더 좋을 것 같습니다.”(이승민 성동공업고등학교 3년)

“아무래도 삼성과 거래를 한다면 신뢰를 할 수 있겠죠.”(강정훈 배재대학교 무역학과 4년)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개최된 `삼성 협력사 채용 한마당`서 만난 취업희망자 반응이다. 여전히 부모와 주변 시각을 고려하면 대기업을 선택해야 하지만,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면 상대적으로 삼성 협력사에 관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소비재를 생산하는 곳이 아니어서 이름은 생소하지만 검증된 곳이라는 인식이며, 충분히 자신의 꿈과 미래를 펼칠 곳이라는 설명이다.

참여 기업 반응도 좋았다. 휴대폰 부품업체인 멜파스 김영진 인사총무부장은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이 우수 인력을 채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자체 채용하는 것보다 뛰어난 인재를 만나는 게 훨씬 용이하다”고 말했다. 조유현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솔직히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들어가니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 아니겠느냐”며 “자금 얼마를 지원하는 것보다는 이런 식으로 동반성장 기회와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쉬움의 소리도 들렸다. 학생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A고등학교 교사는 “고졸과 대졸을 묶어서 뽑다보니 주로 대졸 위주로 상담과 채용이 이뤄진다”며 “앞으로는 세분화해 채용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규모가 큰 삼성 1차 협력사만 나왔다”며 “규모가 작은 2·3차 협력사도 이런 자리에서 채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행사장에는 250개 협력사가 참여한 가운데 2차 협력사는 24곳에 그쳤다. 또한 서울에서만 개최돼 심각한 인력 채용난을 겪고 있는 지방업체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이 나왔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전자·삼성SDI·삼성전기 등 삼성그룹 11개 계열사의 협력사가 참여했다. 동반성장위원회·전국경제인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IBK기업은행이 공동 진행하고 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국방취업지원센터·중소기업청이 후원했다.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은 환영사에서 “삼성은 협력사의 인력 채용뿐만 아니라 입문·직무교육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해 협력사와 함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국가 고용 창출에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한달전부터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 행사장에는 삼성 인사부문 인력이 나와, 취업희망자에게 이력서 작성법과 면접 노하우 등을 전했다. 또한 행사 이후 협력사와 구직자간 매칭을 위해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날 참여한 250개 협력사가 6800여명의 신입·경력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장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창조경제 시대에 알맞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첫걸음을 딛는 중요한 행사”라고 평하고 “동반성장을 위한 모범사례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