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 전망은 `장밋빛`, 현실은 `암흑`

연료전지에 전망과 현실이 엇갈린다. 셰일가스의 등장으로 5~10년 뒤 전망은 `장밋빛`이지만 현실은 경제성 부족으로 보급에 난항이다.

28일 가스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촉발된 셰일가스 혁명으로 천연가스(LNG)를 원료로 사용하는 청정에너지 연료전지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향후 발전용·가정용 연료전지 보급 확대에 따라 신규 가스수요처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공기 중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을 이용해 전기와 열에너지를 생산하는 고효율, 친환경 발전시스템이다. LNG를 연료개질기에 투입해 수소를 뽑아내고 이를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만든다. 셰일가스 혁명으로 LNG 가격이 낮아지면 연료전지가 태양광과 풍력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원보다 경제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도시가스 업계는 연료전지를 사업 확장의 기회로 보고 있다. 한계에 달한 도시가스 공급 상황을 타개할 주요 사업으로 점쳐진다. 가스업계 추산으로 1㎿급 연료전지 발전소에서 연간 170만㎥ LNG를 소비한다. 원전 1기 규모(1GW)의 연료전지 시장이 열린다고 가정하면 연간 17억㎥, 국내 LNG 연간 소비량의 4%에 달하는 신규 수요처가 생기는 셈이다.

SK E&S, 삼천리 등 도시가스업체들은 가정용·발전용·건물용 연료전지 사업에 적극 나섰다. 정부 주관 연료전지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그린홈 100만호 사업 등 보급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발전용 연료전지 부문에서는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에 힘입어 연료전지 공급사인 포스코에너지 등과 ㎿급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삼천리는 한국수력원자력, 포스코에너지 등과 추진하는 60㎿급 연료전지 발전소가 준공되면 연간 도시가스 판매량 2.5% 수준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에 부족한 경제성은 연료전지 사업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연료전지 시스템 가격, 기술 등이 아직 미흡하고 유지·관리 등 비용문제도 불안한 수준이다.

1㎾급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은 현재 5000만원 정도로 고가다. 발전용 연료전지 시스템 설치 단가는 ㎾당 400~500만원 수준이더라도 최근 몇 년 사이 30%가량 급등한 LNG 가격은 연료전지 발전 사업자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 준다.

가스업계는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 가격 인하를 위해 제조사의 원가절감 노력과 대량 보급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발전용 연료전지는 소규모 사업자에도 발전용 가스요금을 적용하고 연료전지의 냉난방 기능을 고려해 냉방용 가스요금 수준으로 LNG요금을 낮춰야 경제성을 맞출 수 있다는 의견이다.

가스업계 관계자는 “셰일가스가 본격 공급될 5~10년 후에는 연료전지 활성화도 이뤄질 것”이라며 “연료전지 시장 선도와 가스산업 발전을 위해 RPS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의 일환으로라도 연료전지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