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몇 년간은 스마트폰으로 먹고 살겠지만 이후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핵심 경영진들에게 꺼낸 화두다. 이처럼 삼성그룹은 현재 산업에서는 최고 실적을 구가중이지만 빠른 기술변화와 기업간 합종연횡 사이에서 지속적인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차기 사업 구상이 필요하다.
삼성은 지난 2010년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을 확정하고 2020년까지 23조원을 투자, 매출 50조원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신수종 사업에서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삼성이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이들을 포함해 향후 미래에 부상할 산업에 대한 발굴과 시장 창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소위 `잘나가는 삼성`이지만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특정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 매출의 3분의 2 이상이 삼성전자에서, 삼성전자 이익의 3분의 2는 모바일(스마트폰, 패드)에 집중돼 있다.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도 삼성 신수종 산업의 성장은 `포스트 신경영`의 핵심으로 꼽힌다.
주요 산업부문 가운데는 소재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 세트 조립과 부품에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삼성이다. 하지만 삼성은 소재, 특히 무기소재 쪽에서는 아직까지 원천 기술력이 미흡하다는 평가다.
최근 ICT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삼성도 최근 소프트파워 확대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운용체계(OS)와 킬러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파워를 보다 보강해야만 차세대 IT생태계의 리더가 될 수 있다.
조직 내부적으로는 피로도가 높여졌다는 지적도 일부 나온다. `스피드`와 `최고`만을 강조다보니 기업 경쟁력은 높아졌지만 조직원들 사이에서 피곤함을 언급하는 일이 많아졌다.
벤치마킹 대상은 사라지고 삼성을 관찰하는 경쟁자가 많아진 것도 극복 과제다. 과거 2, 3등 사업자로 1위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던 수준으로는 더 이상 내놓을 게 없어진 삼성이다. 업계 선두에 서서 기술과 제품 트랜드를 주도하고 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야 하는 이전과는 다른 방향에서의 접근법이 보다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