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용 1300만 화소 카메라모듈 공급 협력사의 빗장을 푼다.
종전에는 자체 제작 물량 외 삼성전기에서 독점적으로 공급받았지만, 스마트폰용 조달 물량이 급증하면서 협력사를 다변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최근 800만 화소 공급업체를 늘린데 이어 1300만 화소 물량까지 풀면서 카메라모듈 시장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주요 협력사와 함께 13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을 채택한 신규 스마트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800만 화소 카메라모듈 공급 업체로 선정된 파트론·파워로직스·캠시스 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 협력사 가운데는 삼성전기가 유일한 1300만 화소 카메라모듈 공급업체다. 삼성전기는 월 500만대 수준의 생산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자체 제작 물량 월 300만대를 감안해도 올해 수요를 감당하기 버거운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출시 모델 중 갤럭시S4에만 13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을 적용했지만, 하반기에는 갤럭시노트3뿐 아니라 일부 지역향 모델에도 채택한다. 당초 삼성전자는 올해 1300만 화소 카메라모듈 1억개, 800만 화소 8500만개를 각각 조달할 계획이었다. 갤럭시S4 판매 속도를 감안하면 실제 수요가 당초 조달 계획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국내 카메라모듈 업체뿐 아니라 해외 업체까지 협력사로 끌어들이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갑자기 늘면서 카메라모듈 공급 부족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올해는 협력사 다변화로 카메라모듈 공급 부족 사태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전략이다.
카메라모듈 업체들은 1300만 화소 공급업체로 선정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300만 화소 제품은 500만·800만 화소 제품에 비해 2~3배 비싼 수준에 팔린다. 잘만 하면 회사 매출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설비 투자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1300만 화소 카메라모듈용 생산설비는 높은 정밀도와 신뢰성이 요구돼 기존 장비보다 훨씬 비싸다. 종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셈이다. 1300만 화소 카메라모듈 물량을 확보해도 초기에 생산수율을 잡지 못한다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1300만 화소 카메라모듈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분명 굉장한 기회”라며 “다만 기술력과 생산능력에 충분한 자신이 없다면 쉽게 뛰어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