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원전수출 제동 걸리나

원전에 불량 부품이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우리나라 원전 수출에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전력당국과 원전 관계자들은 사태 확산을 경계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8일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바라카 원전 2호기 착공식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와 칼둔 UAE 원자력공사 회장 겸 아부다비 행정청 장관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28일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바라카 원전 2호기 착공식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가운데)와 칼둔 UAE 원자력공사 회장 겸 아부다비 행정청 장관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지역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사업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200억달러 규모 원전 네 기를 UAE에 수출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UAE 아부다비 바라카 원전 2호기 착공 행사를 위해 지난 28일 출국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원자로 건물의 콘크리트 타설을 시작으로 2호기 본공사가 본격화된 것을 대내외에 공식화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불량부품 사태는 원전 수출국으로서 한국 위상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내부 제보로 조작에 연루됐다는 신고리 3·4호기는 UAE에 수출한 원전과 같은 한국형 원자로 `APR 1400` 모델이기 때문이다. 신고리 3·4호기에도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제어케이블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균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신고리 3호기는 시험조건에는 위조 여부가 있었지만 시험결과는 안정적으로 나타나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UAE에 투입된 제어케이블은 국산이 아닌 해외 제품을 사용해 UAE 원전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안위는 심사단계인 신고리 3·4호기에 대해서도 추가조사 후 안전성 평가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추진한다고 밝혀 사실확인 여지를 남겼다.

원안위 관계자는 “신고리 3·4호기 테스트 결과 운영에는 안정적이라는 결론이 도출됐다”며 “조금 더 조사를 진행해봐야 알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UAE의 원전 추가 입찰을 비롯해 수백억달러 규모 베트남 원전건설 사업, 인도, 핀란드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UAE 원전 5~8호기 추가 입찰은 한국이 지난해부터 원전 후보지 검토 등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원전 수출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반향은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UAE 정부가 한국의 원전기술을 신뢰하는 만큼 추가 원전에서도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