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 쇼크박스(SHOQBOX) SB7220는 충격방지 디자인에 물에 젖어도 괜찮은 생활방수 능력을 갖춰 야외에서 안심하고 들고 다닐 수 있는 아웃도어용 스피커다.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에 손쉽게 연결할 수 있다. 네오디뮴 드라이버 두 개를 탑재해 소형 스피커임에도 불구하고 선명한 소리와 깊은 저음을 들려주며 제품 두 개를 연결해 스테레오 사운드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실제 성능과 사용성이 어떤지 직접 확인해봤다.
◇매달고 다녀도 부담 없는 `탱크 디자인`
대부분 휴대형 스피커는 가지고 다니기 편하도록 디자인하면서도 어느 정도 수준의 음질을 제공하기 위해 일정한 크기를 유지한다. 휴대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접었다 펼 수 있거나 공 형태로 만들어지는 제품도 있지만 필립스 쇼크박스는 일반적인 휴대형 스피커처럼 막대 형태를 취했다. 크기는 72×68×179㎜ 수준으로 한 손에 충분히 잡히는 한편 다소 두툼한 느낌을 준다.
위·아래 면과 제품을 가로로 바닥에 놓을 때를 위한 좁은 공간을 제외하고는 사방으로 그물 처리가 돼있다. 표면은 낙하 충격으로부터 내부를 보호하기 위한 고무 재질로 감쌌다. 고무 케이스가 격자 모양으로 그물을 덮고 있어 다른 물체와 부딪힐 때 그물이 손상될 가능성을 낮추고 충격을 완화해준다.
막대 형태의 휴대형 스피커는 보통 자동차나 여행지 숙소 안에 거치해 사용하는 게 대부분이다. 스피커를 손에 들고 다니면서 쓰는 일은 많지 않다. 필립스 쇼크박스는 등산처럼 짐을 가지고 움직이는 레저 활동을 하거나 이동 중에도 음악을 감상하는 데 문제가 없다. 한쪽 구석에 고리를 걸 수 있도록 만들어져 배낭에 매단 채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충격방지 디자인과 잠시 비에 젖는 것 정도는 문제없는 생활방수 기능 덕분에 드러내놓고 움직이면서 사용해도 안심할 수 있다. 스피커 윗면과 아랫면에는 각각 USB 충전단자와 볼륨 조절용 다이얼을 배치했다. USB 충전단자와 그 주변에 놓인 외부입력 단자엔 마개를 달아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준다. 마개는 간편하게 열고 닫을 수 있으며 분실 위험을 없애기 위해 본체와 연결돼있어 한결 편리하다.
◇쾌적한 조작 편의성, 볼륨·배터리도 적절해
연결 과정은 일반적인 블루투스 스피커와 동일하다. 전원 버튼을 가볍게 눌러 켠 후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등 원하는 블루투스 기기의 연결 설정에서 `SHOQBOX`를 찾아 페어링을 진행하는 게 첫 번째다. 한 번 연결해두면 이후에는 쇼크박스 전원만 켜져도 자동 연결된다. 블루투스 기능이 없는 기기라면 외부입력 단자에 3.5㎜ 오디오 케이블을 꽂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아웃도어 환경에서 사용성은 상당히 쾌적하다. 고리가 달린 쪽에 큼지막한 볼륨 조절 다이얼이 붙어 있어 배낭에 매단 상태에서도 손을 뻗어 잡기 편하고 미세하게 조절하기에도 좋다. 전원 버튼은 손가락에 닿았을 때 쉽게 알 수 있는 도드라진 형태다. 다이얼 주변에 달려 있어 스피커를 눈으로 보지 않아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전원 및 동작 상태를 효과음 및 음성으로 알려주기 때문에 버튼을 눌렀을 때 피드백을 바로바로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간단한 손동작으로 재생, 정지, 곡 이동을 할 수 있는 스마트 센서까지 더해 이동 중에도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편의성을 갖췄다.
배터리는 1500㎃h 용량의 내장형 리튬이온전지를 썼다. 제조사에 따르면 약 8시간 동안 연속재생이 가능하다. 설악산 대청봉 코스처럼 소요시간이 10시간 넘는 긴 등산코스는 계속 쓰기가 어렵지만 일반적인 4~6시간 정도의 코스는 추가 충전 없이 사용 가능하다. 충전은 기본적으로 함께 제공되는 전원 어댑터를 쓰면 된다. 단자 두 개가 달린 USB 충전케이블을 이용해 노트북과 연결하면 외부에서도 충전 가능하다. 사용 중 배터리 잔량이 궁금하다면 전원 버튼을 짧게 눌러 음성 안내를 들을 수 있다.
필립스 쇼크박스는 중저음을 풍부하게 살려주는 욱스(wOOx) 음장기술을 탑재했으며 내부에 네오디뮴 스피커 드라이버 두 개를 갖췄다. 제조사가 밝힌 출력은 스피커 드라이버 각각 4W다. 볼륨 다이얼은 반 정도만 시계방향으로 돌려도 실내에서 충분히 큰 소리로 음악 감상이 가능하며 다소 소음이 있는 야외에서도 음악소리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게 볼륨을 키울 수 있다. 최대 볼륨에서도 소리가 찢어지지 않는다.
내장 마이크가 있어 음악 감상 외에 전화 통화도 할 수 있다. 휴대폰과 연결된 상태에서 전화가 오면 재생 중인 음악이 정지되며 대기상태에 들어간다. 이때 스마트 센서 위에 손을 1초간 댔다 떼면 휴대폰을 꺼낼 필요 없이 쇼크박스로 통화가 가능하다. 실제 통화 시 연결 상태는 양호한 편이나 내 목소리를 상대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려면 스피커 방향으로 말해야 한다. 배낭에 매단 채로는 어렵고 잠시 스피커를 고리에서 빼내 손에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 회의를 진행할 때 자리에 없는 사람과 회의실의 다수가 통화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
◇손 한번 저으면 다음 곡으로…전화 받기도 간단
쇼크박스 자체에는 재생, 정지, 다음·이전 곡 이동을 위한 버튼이 없다. 대신 간단한 손동작으로 이들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센서를 탑재했다. 스마트센서를 이용해 이동 중에 원하는 곡을 빠르게 찾아 듣고 원할 때 음악을 일시 정지했다가 다시 듣기도 편하게 만들었다. 스피커를 매단 위치에 따라 의도하지 않은 움직임에 스마트센서가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센서를 제어할 수 있다. 전원 버튼을 두 번 누르면 스마트 센서를 활성화하거나 끌 수 있다.
센서 가까이에 손을 대고 좌우로 가볍게 저어주면 다음 또는 이전 곡으로 이동한다. 배낭에 매단 상태라면 위아래로 저어주면 된다. 반응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으로 거침없이 넘어가기 때문에 걸으면서 손을 흔들다 곡이 넘어간다면 스마트센서를 꺼주는 게 좋다.
다만 곡 넘김에 비해 재생, 정지, 전화 받기는 반응이 조금 둔한 편이다. 매뉴얼에는 손을 센서 가까이에 두고 손바닥으로 눌렀다 당기는 동작을 취하라고 되어 있는데 버튼이라고 생각하고 눌렀다 떼는 느낌으로 동작을 취하면 비교적 잘 인식한다. 인식률 좋은 곡 넘김에 비해 요령이 필요한 편이다. 이 기능이 안 되면 재생, 정지를 위해 스마트폰을 꺼내야 하는 만큼 좀 더 반응이 빨랐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밖에 쇼크박스는 다른 쇼크박스와 짝을 이뤄 각각 좌우 스피커 역할을 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제품 두 개를 수평으로 나란히 놓고 전원과 스마트센서를 차례로 켠 뒤 왼쪽 스피커는 오른쪽으로, 오른쪽 스피커는 왼쪽으로 손을 저어주면 인식 후 성공적으로 페어링됐다는 음성안내가 나온다. 왼쪽 스피커가 마스터 역할을 수행하며 스마트폰과 연결 및 볼륨 조절, 곡 이동을 담당한다. 볼륨은 왼쪽 스피커만 바꾸어도 오른쪽 스피커가 함께 조절된다. 휴대성 면에서 한 사람이 두 개를 구입해 가지고 다니기는 쉽지 않은 만큼 활용성이 높진 않지만 같은 제품을 가진 친구와 함께 야외 활동을 할 때는 즐거움을 더 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버즈 총평 | 山戰水戰 = 블루투스를 이용한 휴대형 스피커는 많다. 필립스 쇼크박스 SB7220는 충격방지와 생활방수 기능을 더했고 눈으로 제품을 보지 않아도 되는 조작편의성도 갖춰 아웃도어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간단한 손동작으로 작동하는 곡 넘김은 반응이 빠르고 볼륨 다이얼은 장갑을 낀 채로도 돌리는 데 문제가 없을 만큼 큼직하다.
전원 켜짐, 꺼짐, 페어링 대기마다 다른 효과음을 내며 배터리 잔량과 페어링 성사 여부를 알려주는 음성 안내도 사용을 더욱 편리하게 하는 요소다. 손대면 쉽게 식별할 수 있는 버튼과 다이얼 디자인, 동작인식 센서, 음성안내가 어우러져 야외에서 움직이면서도 스피커 사용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내장 마이크를 이용해 휴대폰을 꺼내지 않고 전화를 받거나 원격회의에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다른 쇼크박스와 짝을 이뤄 작동하는 기능은 가족 또는 지인과 함께 제품을 사용할 때 또 다른 즐거움을 전해준다.
배낭에 매달아 쓸 수 있는 디자인, 비에 젖어도 견디는 생활방수 기능, 약 8시간 동안 충전 없는 연속 재생은 야외에서 활용한다는 쇼크박스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산과 물에도 거침없는 사용성으로 `산전수전(山戰水戰)`이라는 사자성어와 잘 어울리는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