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전광민 자동차공학회장 "車 연관 산업 키워야 창조경제 가능"

“완성차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연관 산업을 키워야 합니다.”

전광민 한국자동차공학회 회장(연세대 교수)은 자동차 산업이 창조경제 구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으로 관련 산업 활성화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사람]전광민 자동차공학회장 "車 연관 산업 키워야 창조경제 가능"

“완성차가 국내 산업에 기여한 것은 인정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완성차만으로 힘듭니다. 국내에 공장도 많이 짓지 못할 겁니다. 성장에 한계가 있는 거죠. 주변 연관 산업을 활성화해야 더 큰 파급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전 회장은 이를 위해 △기술 강소업체 △튜닝 산업 △레이싱 산업 육성이라는 3대 과제를 제시했다.

기술 강소업체 육성이란 자동차 관련 기술 개발이라는 짐을 더 이상 대기업이 혼자 지려하지 말고 협력업체와 나누는 것이다. 전 회장은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만 해도 연구원이 1만명이 넘는데 조직 관리에 한계가 왔다고 봅니다. 이제 직접하지 말고 바깥에 과제를 던져줘야 합니다. 위성기업을 만들어야 연구개발 효율도 높이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튜닝과 레이싱 산업 육성에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튜닝산업은 현재 외형변경 등 부분적으로만 형성돼 있는데 엔진 등 성능 개조가 가능하도록 해야 산업이 성장한다는 것이다. 레이싱 산업도 중소 규모 경주장을 곳곳에 건설해 관광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3대 과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결국 규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토부, 환경부, 산업부 등 다양한 부처에서 규제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인식 전환이 필수다. 어떤 규제를 어느 정도까지 풀어줘야 할지 연구할 전담기구 설치도 제안했다.

전 회장은 “제가 1989년 공부를 마치고 귀국했을 때부터 튜닝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를 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튜닝 제품은 정품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사기꾼이 판칠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고요. 규제를 풀기 어렵다는 입장이 대세였습니다. 그 생각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완성차 업체 기술자들이 수십년간 국내 자동차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한 우물만 팠기 때문에 변화가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는 흐름에 맞춰 변화에 익숙한데 지금이 자동차 산업이 변할 시점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유연하게 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창조경제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