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매직의 새 주인 찾기가 `안갯속` 행보를 보이며 생활가전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매각의 유력한 인수대상자로 손꼽혔던 현대백화점의 본입찰 포기로 매각 열기는 한 풀 꺾였지만, 예비 인수대상자의 면모가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교원그룹이 적극적 인수 의사를 보이면서 렌털가전시장이 코웨이, 청호나이스, 교원의 선두그룹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최근 렌털가전업계는 쿠쿠전자, 원봉 등 중견·중소 기업의 신제품 정수기의 출시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교원이 동양매직 인수에 성공할 경우 양사 렌털가전 부문 매출만 해도 2000억원대에 이르게 되며, 후발주자들과 분명한 선을 그을 수 있다.
교원은 방문판매 위주 사업구조가 인수대상자 중 동양매직과 가장 유사하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도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최고경영진의 인수 의지도 강한 것으로 알려진다. 교원그룹은 29일 동양매직 본입찰에서도 자사 생활가전 사업과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교원은 지난해 코웨이 인수전에도 뛰어든 바 있다.
매각 과정에 `복병`으로 알려진 일본 전자업체 팔로마그룹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한편에서는 팔로마가 동양매직 인수에 성공할 경우 일본 가전업체들이 한국 가스레인지 시장을 모두 차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동양매직과 함께 국내 가스레인지 시장을 양분하는 린나이코리아는 일본 린나이가 지분의 97%를 가지고 있다. 최근 린나이코리아는 창업주의 아들인 강원석 대표가 물러나고 강영철 신임 대표로 교체됐다. 창업주 일가의 남은 지분도 정리 수순을 밟을 계획이다.
팔로마는 가스레인지, 가스온수기, 빌트인 주방가전제품 및 가스제품을 주로 취급하며, 2010년 매출이 최대 3조원을 기록한 글로벌 기업이다. 일본에서 린나이의 가장 강력한 경쟁업체로 알려져 팔로마가 한국에서 재대결을 펼치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를 새로운 거점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비입찰에만 참여해 한국기업이나 시장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겠다는 차원이 아니라 본입찰에 참여했다는 것은 인수 의사가 상당히 적극적이란 의미”라며 “매각 결과에 따라 가스기기 등 국내 시장구도가 재편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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