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3D프린터 대중화, 방아쇠를 당겼다

공장없는 제조업의 미래 3D프린터

“탕탕탕”

지난달 초 3D프린터로 만들어진 총이 불을 뿜었다. 3D프린터를 `꿈의 기술`이라고 생각해온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다. 디펜스디스트리뷰티드그룹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3D프린터로 권총을 제작했다. 권총은 한화 700만원 상당의 3D프린터로 만들어진 ABS 플라스틱 부품과 금속 격발장치의 공이로 완성됐다. 연이은 총기사고로 공포가 극대화된 사람들에게 이는 3D프린터만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총기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 실제로 3D 프린터를 이용한 총기규제 관련 법안이 제안됐고, 국내에서도 비슷하게 3D 프린터로 권총을 만든 사례가 나왔다.

국내 전문가들은 3D프린터 대중화에 따른 부작용이 지나친 기우라고 바라봤다. “새로운 기술은 항상 도입 이전에는 사람들에게 낯설고 두려움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제작된 총기 제품들이 현기술 수준으로는 내구도가 몹시 약하고, 금속총알을 제외하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장난감과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문제가 될 것은 향후 디자인 지식재산권(IP) 등 저작물의 무분별한 공유문제라고 내다봤다. 원저작자의 허락 없이 제품 복제가 쉽게 이뤄지는 것이다. 이른바 `짝퉁`의 범람이다. 단순히 도면 공유 수준이 아니라 향후 3D스캐너까지 보편화되면 제품 복제는 더욱 쉬워진다.

한편에서는 3D프린터 대중화를 통해 다양한 창의 사업이 나올 것을 기대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3D프린터 제작 바람이 불면서 오픈소스 기반의 저가용 제품들이 줄지어 쏟아졌다. 국내에서도 윌리봇, NP멘델, 배트봇, 에디슨 등 100만원대 전후의 3D프린터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대부분 커뮤니티 기반의 마니아 집단이지만 열기는 뜨겁다. 구매층도 취미를 가진 일반인부터 학생, 전문연구원, 디자이너까지 다양하다. 풀뿌리 창조경제의 시작이다.

NP멘델을 판매하는 최종언 오픈크리에이터 대표는 “제조업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 대학에서조차 고가의 3D프린터 제품을 갖춰놓고도 비싼 재료비 때문에 제대로 쓸 수 없는 형편이었다”며 “3D 프린터를 시작으로 다양한 오픈소스 기술의 제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직접 3D제품을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제작과정이나 노하우까지 공유한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