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대형 배터리 선두 기업이 국내 시장에 대거 진출한다. 성장하는 국내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선점의지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AESC(닛산·NEC 합작)과 미국 보스턴 파워, 중국 리센과 ATL이 국내 중대형 배터리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리센과 보스턴 파워는 최근 국내 진출을 확정했고, AESC는 중소업체와 국내 총판 계약 협의 중이다.
이들 업체는 국내 중대형 시장을 겨냥했다. 다양한 배터리를 채용한 ESS와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 전기자전거, 골프카트 등 신규시장이 타깃이다. 납축 이차전지 교체수요는 물론이고 UPS 등 IT 기반 융·복합 제품의 해외 수출 분야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리튬인산철, 레독스 플로, 울트라 캐퍼시터 등 차세대 전지를 보유한 리센은 조만간 코인실업과 국내 중대형 총판계약을 할 예정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닛산 `리프`에 배터리를 공급해 온 AESC는 검증된 배터리 기술력으로 골프카트 등 신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보스턴 파워는 원통형 배터리 두 개 이상을 캔 케이스 방식으로 규격화한 기술을 확보했다. 팩 설계 등 신속한 제품화가 가능해 소량 생산이나 응용 제품 개발에 유리하다. ATL은 일본 전통 배터리 기업과 기술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ATL은 소형전지 사업에 이어 중대형 분야 국내 영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글로벌업체 진출은 국내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삼성SDI·LG화학·SK이노베이션 등 주요 배터리업체는 중대형 가운데 리튬이온 이차전지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지만 내년부터 활발해질 ESS나 UPS 등 분야에 적지 않은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업체가 국내 업체보다 시장 대응에 유리하다는 우려도 있다.
박철완 전 전자부품연구원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이들 기업은 우리 기업과 달리 다양한 종류의 배터리를 보유해 ESS나 전기자전거, UPS나 골프카트 시장 대응에 유리할 것”이라며 “신규 아이템 시장에서도 소량 생산으로 강점이 있다”고 전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