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강국 기술대국]퍼 델싱 노벨물리학상 심사위원, "추천인에 한국인도 있어"

“한국이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려면 연구에 대한 투자지원 못지않게 세계 과학기술계의 추천 등 사전 정지작업에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최근 `한-스웨덴 과학기술 좌담회` 참석차 방한한 퍼 델싱 노벨물리학상 심사위원(칼머공대 나노과학과 교수)은 “매년 10월 세계 주요 추천인들에게 다음 연도 노벨상 후보 추천 요청을 한다”며 “추천인은 미팅을 거쳐 노벨상 후보를 고른다”고 말했다.

[과학강국 기술대국]퍼 델싱 노벨물리학상 심사위원, "추천인에 한국인도 있어"

델싱 위원은 “이후 다음해 5월 노벨 위원회에서 명단을 접수하며, 10월 초에 수상자를 발표하고 매년 12월 10일 시상식을 거행한다”고 설명했다. 델싱 위원에 따르면 노벨상 수상자 선정 작업은 1년 전부터 시작된다. 매년 늦여름께면 어느 정도 수상자의 윤곽이 결정된다. 노벨상위원회가 수상자 후보를 공식 추천받는 추천인 풀은 세계적으로 2000명 가량.

위원회로부터 서한을 받은 추천인은 해당 후보를 추천하는 이유를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추천하는 사람은 자동적으로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후보자 명단은 그 다음해 2월 1일까지 노벨위원회에 도착해야 한다. 후보자는 부문별로 보통 100∼250명 가량 된다. 2월 1일부터 6개 노벨 위원회는 접수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각기 선정 작업에 들어간다. 이 기간 동안 각 위원회는 수천 명의 인원을 동원해 후보자들의 연구 성과를 검토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검토 작업에 외부 인사를 초빙하기도 한다.

각 노벨 위원회는 9∼10월초 사이에 스웨덴 왕립 과학 아카데미와 기타 상 수여 기관에 추천장을 제출하게 된다. 대개는 위원회의 추천대로 수상자가 결정되지만, 상 수여 기관들이 반드시 여기에 따르는 것은 아니라는 게 델싱 위원의 설명이다.

노벨상 수상은 과학자의 연구 못지않게 추천 작업 등 장기간의 사전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한국에는 이 같은 노벨상 추천 권한을 가진 사람조차 없었다. 하지만 최근 노벨상 추천인에 한국인이 추가됐다고 델싱 위원은 귀뜸했다. 노벨 과학상 수상에 한걸음 다가섰다는 얘기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