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소니 죽이기?…시장성 있으면 `맞불`, 아니면 `차별`

삼성 TV 가격 하락 폭, LG보다 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달 1일과 3일부터 보급형인 55·65인치 초고선명(UHD) TV 예약판매에 돌입했다. 주목되는 것은 `가격`이다. 지난해와 연초 양사가 처음 공개한 프리미엄급(84인치-LG전자·85인치-삼성전자) UHD TV와 비교해 보급형 TV의 가격 하락이 시장 예상치보다 컸다. 먼저 공개한 삼성전자 보급형 TV 가격 하락 폭은 LG전자 제품보다 크게 나타나며, 양사 제품 가격에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업계는 이 같은 가격 결정에 다양한 변수가 작용한 것으로 본다.

◇큰 폭 낮아진 삼성 보급형 UHD TV=`시장성 확신` 아니면 `소니 죽이기`. 삼성이 85인치 UHD TV(4000만원)와 비교해 크게 낮은 55인치(640만원·이하 판매가)와 65인치(890만원) UHD TV를 내놓은 것에 대한 시장 반응이다. 85인치와 55인치를 기준으로 볼 때 크기는 3분의2 수준이지만 가격은 6분의 1로 내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은 곧 판매와 직결된다”며 “가격을 크게 내렸다는 것은 시장에서 제대로 팔아 보겠다는 의지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급형 TV를 두 달 먼저 선보인 소니를 견제한다는 의미도 크다. 글로벌 TV시장 주도권은 삼성이 쥐고 있다. 하지만 과거 저력을 생각한다면 소니를 무시할 수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경쟁사 제품 가격을 당연히 고려했다”고 말했다. 소니 보급형 UHD TV 가격은 55인치와 65인치 각각 4999달러(약 560만원)와 6999달러(약 790만원)다.

◇역전된 LG와 삼성·소니 UHD TV 가격=LG 보급형 UHD TV 가격은 740만원(55인치)과 1090만원(65인치)이다. 삼성·소니 제품과 비교해 많게는 300만원 가량 비싸다. 이는 작년과 올 초 발표한 프리미엄 TV 가격대와는 큰 폭 다르다. LG 84인치는 2500만원(이하 출시당시)으로 삼성 85인치(4000만원)와 소니 84인치(2만5000달러)보다 저렴했다.

업계는 LG가 보급형 TV 가격을 책정하는데 소니 제품 가격을 많이 고려한 것으로 본다. LG측에선 소니가 중국산 패널을 쓴 UHD TV 화질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화질=LG`를 강조하면서 소니 제품과는 확연히 다를 것임을 강조해왔다. 화질 차별성을 강조하며 사양을 높였고, 이 과정에서 가격을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했다는 것. 반면 삼성 보급형 UHD TV 가격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은 LG 출시 이틀전에 예약판매에 들어가며 가격을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이 같은 가격 움직임이 점차 비슷해질 것으로 본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격 역전 현상은 일시적으로 본다”며 “UHD TV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올 4분기에는 비슷한 가격대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TV 가격은 어떻게 정하나=시장성뿐만 아니라 `과시` `선언` 의미도 크다. 대표적인 예가 프리미엄급 UHD TV다. LG 제품(84인치)은 2500만원인 반면 삼성 제품은 1인치 큰 85인치임에도 4000만원이다. 두 회사는 작년 7월과 올 1월 세계 `최초`와 `최대`라는 꼬리표를 달고 두 제품을 선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슷한 제품임에도 가격 차이가 크다는 것은 수율(완성품 생산규모)과 관련이 있다”며 “막상 많이 팔리면 물량이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율이 보장되면 가격을 크게 낮출 것이란 설명이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작년 7월 1980만원에 출시한 75인치 프리미엄 스마트TV에 대해 올해 절반 가까운 1190만원 모델을 추가로 선보였다. 동일한 모델에 대해 사양을 낮춰 가격을 큰 폭 인하했다.


【표】TV 가격 결정의 경제학

【표】UHD TV 가격

※자료:각사(출시 당시 기준)

삼성, 소니 죽이기?…시장성 있으면 `맞불`, 아니면 `차별`

삼성, 소니 죽이기?…시장성 있으면 `맞불`, 아니면 `차별`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