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L&C가 터치스크린패널(TSP) 핵심 소재인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을 본격 양산하면서 전자재료 사업에 속도를 낸다. 일본 닛토덴코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ITO 필름 시장에 국내 대기업이 하나둘 뛰어들면서 ITO 필름 시장 국산화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ITO필름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본격적인 시장 경쟁도 예고된다.
한화L&C(대표 김창범)는 최근 TSP용 ITO필름을 본격 양산했다고 4일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 ITO필름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시제품을 생산했다. 현재 연간 생산 능력 72만㎡ 규모의 음성사업장(G-Tech)을 보유했고 2018년까지 5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한 ITO필름은 중국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레노버·ZTE 등에 공급된다. 한화L&C관계자는 “앞으로 국내 스마트폰 업체와도 협력하기 위해 제품 성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1999년 한화케미칼에서 분사할 당시만 해도 건축자재 사업 비중이 80%에 육박했지만 최근 첨단 소재 사업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이뤘다. 자동차 경량화 소재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전자소재 사업에서는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완전 커버유리 일체형(G2) TSP를 공급하고 있고 커버유리 강화·전극 패터닝 기술과 더불어 ITO필름, 광학용 점착제(OCA)필름을 함께 개발 하고 있어 TSP 핵심 소재 전체를 망라한 주요 공급사로 변신하고 있다.
한화L&C가 ITO 필름 양산에 착수하면서 ITO 필름 시장 판도도 일본 업계 위주에서 국내 대기업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ITO 필름은 하드 코팅된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 필름 상부에 ITO를 진공 증착해 제조한다. 필름 위에 균일하고 얇은 막을 형성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수율을 올리기 쉽지 않다. LG화학은 지난해 ITO 필름 개발에 성공해 올해 초부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공급하고 있고 추가 증설 중이다. LG하우시스 역시 ITO 필름 독자 개발을 추진 중이다.
ITO 필름은 국내 시장 규모만 해도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일본 닛토덴코가 거의 독점해왔지만 생산 능력이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앞으로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시장이 급성장하고 노트북PC·올인원PC·디지털사이니지 등에 TSP가 적용되면서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