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김동영 누리어시스템 대표

스마트폰으로 모든 게 이뤄지는 모바일 시대다. 금융 서비스도 예외일 수 없다. 불과 10년 전 직접 은행을 방문하던 데서 PC와 인터넷으로 모든 업무가 가능해졌다. 나아가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로 언제 어디서나 대출·이체·입출금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은행 업무도 직접 사람이 처리하던 대면 중심에서 인터넷으로 비대면 거래 시대를 연 이후 지금은 다시 모바일 환경으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김동영 누리어시스템 대표(41)는 금융 업무에 `스마트한 색깔`을 입히는 숨은 주역이다. 은행권과 공동으로 미래 금융 서비스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m
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m

“IT 진화 속도만큼 금융도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화두는 단연 모바일입니다. 넓어진 화면, 간편한 터치로 모든 게 가능한 단말기, 여기에 빠른 네트워크가 뒷받침되면서 이전에 휴대폰으로 상상할 수 없는 서비스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주요 은행이 앞다퉈 나서는 `스마트금융`이 은행·카드·증권 등 금융권의 가장 큰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은 업무 자체 노하우가 없으면 소비자 요구와 동떨어진 서비스가 나오기 십상입니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금융업 본질을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IT업체는 당연히 IT를 많이 알고 있습니다. 은행은 무궁무진한 금융 업무 노하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둘을 모두 알고 있는 기업은 드뭅니다.” 김 대표는 누리어시스템이 단기간에 스마트금융 대표 구축업체로 자리 잡은 배경을 기술 자체보다는 소비자 마음을 먼저 읽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누리어시스템은 이제 설립 5년차에 접어드는 새내기 기업이다. 대규모 프로젝트가 많은 금융권은 전산 구축과 지원·관리 등 시스템에 도움을 주는 IT업체가 많다. 반면에 첨단 금융 서비스 개발업체는 수도 적을 뿐더러 기술력을 갖춘 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다. 누리어는 서비스 개발업체로 `톱3`에 들만큼 인지도를 갖췄다.

김 대표는 “구축 경험(레퍼런스)을 중하게 여기는 금융권에서 기업 업력이 짧으면 인정을 받지 못하는데 기술력과 서비스 노하우로 이를 극복했다”며 “설립 첫해인 2009년 우정사업본부 우체국 시스템 고도화, 한국증권금융 차세대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고 줄곧 굵직한 은행권 프로젝트 경험으로 신뢰를 쌓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김 대표의 `한 우물` 경력도 한몫을 했다. CEO로서는 이제 5년을 넘겼지만 김 대표는 졸업 후 줄곧 금융전산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웹 컨설팅과 에이전시 시절부터 금융권이 주무대였다. 1999년과 2000년 인터넷뱅킹 붐 당시에 농협 시스템을 구축해 거래 규모·편리성·만족도 등 브랜드 점유율 면에서 수위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이미 시장에 나온 서비스보다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가령 인터넷뱅킹 붐 당시에 임대 형태의 ASP 방식을 도입한 게 처음입니다. 당시에도 금융권은 보안이 뜨거운 감자였는데 이런 편견을 극복한 흔치않은 사례입니다.”

김 대표는 최근 모바일 시큐리티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액티브X`를 대체할 수 있어 관심이 높은 `오픈 웹` 분야도 주요 연구 분야다. 피싱과 파밍, 스미싱과 같은 모바일 금융사기를 예방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통합 보안 솔루션을 내놓고 시장 확대에 두 팔을 걷어붙인 상태다. 김 대표는 “빠르게 인지도를 높였다고 하지만 선발업체에 비해 아직도 규모와 제품 포토 폴리오 면에서 다소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금융 솔루션 모든 분야에서 잘하는 기업 이미지보다는 스마트금융 전문업체로 위상을 높여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