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전기차 충전기, 전기차 본토 미국시장 진출

국산 전기차 충전기가 미국 충전인프라 시장에 진출한다.

시그넷시스템즈(대표 황호철)는 미국 버몬트 주정부가 추진하는 전기차용 급속충전기 구축사업에 급속충전기 공급업체로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국산 전기차 충전기, 전기차 본토 미국시장 진출

시그넷시스템즈가 이달 미국 버먼트 주정부에 공급 예정인 급속충전기.
시그넷시스템즈가 이달 미국 버먼트 주정부에 공급 예정인 급속충전기.

국산 충전기가 미국 충전기 구축사업에 공급되는 것은 처음이다. 시그넷은 이달 급속충전기 2기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약 200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설치·유지보수·운영 등은 일본 마루베니상사가, 충전기 공급과 기술지원은 시그넷시스템즈가 맡는다. 급속충전기 한 대당 공급가격은 3000만원 선으로 시그넷은 이번 공급으로 약 6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총규모는 적지만 자동차 종주국이나 다름없는 미국 시장을 선점하고 주도권 경쟁에서 일단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는 평가다. 미국은 일본 `차데모(CHAdeMO)`와 미국 국제자동차공학회(SAE) `콤바인드 충전 시스템(CCS)`, 르노의 교류 3상 등 여러 표준 중 차데모와 CCS를 동시에 만족하는 듀얼 방식을 채택하는 추세다.

시그넷의 급속충전기는 이 같은 표준에 맞춰 제작됐다. 전기차가 가장 많이 판매된 캘리포니아 주정부도 최근 이 두 표준을 채택하기로 예정해 대규모 추가 공급도 기대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두 개 충전 케이블로 구성된 시그넷 급속충전기는 전기차와 충전기 간 전력제어와 과금 등을 위해 계측제어통신망(CAN)과 고속전력선통신(PLC) 기능을 모두 지원한다. 20㎾h급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20분 내 충전이 가능하다.

황호철 사장은 “미국 내 전기차(PHEV·BEV) 누적판매가 10만대가 넘는 가운데 하반기부터 GM `스파크EV` 등의 전기차가 대거 출시됨에 따라 여러 주정부에서 충전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추세”라며 “이번 수출은 미국 주정부가 차데모와 CCS 방식을 채택한 이후 구축된 첫 사례로 미국 시장은 듀얼 방식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그넷은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의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도 전기차 개발용으로 듀얼 방식의 급속충전기를 공급한 바 있다.



세계 충전기 시장 급속 충전기 표준 현황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