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체가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면서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급격히 변화하는 가운데, 현대차와 삼성전자 같은 자동차-IT 업체 간 협력이 이뤄져야 변화된 생태계를 리드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분야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선 관련 글로벌 특허 전쟁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차량IT융합산업협회는 11일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2013 차량IT 융합기술 콘퍼런스`를 열고 우리나라의 차량IT 경쟁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 산업 IT융합에 따른 부품거래관계 변화`를 주제로 발표한 자리에서 “국내 자동차산업이 스마트카 분야에서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동차와 IT 산업 리더들 간 협업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에 따르면 전장부품이 자동차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4년 19%에서 2015년 40%까지 확대될 정도로 차량IT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시장수요는 2012년 5100만개에서 2018년 1억4000만개로 연평균 18.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 업계가 이러한 흐름에 대처하지 못하면서 핵심 기초부품 국산화율이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기준 수입비중을 보면 개별소자는 81%, 차량용 반도체는 98.38%에 달했다. 전장부품 전체 수입비중은 35.1%나 됐다. 자동차산업 전체 수입비중이 13.83%에 불과한 것과 큰 차이다.
차량IT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그에 따른 수혜는 대부분 해외 IT 업체가 가져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프리스케일, 인피니언 등 유럽 및 미국 반도체 회사가, 팹리스산업은 미국, 대만업체가, 일괄공정 분야는 미국, 일본, 유럽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는 것.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 IT 업체와 완성차 업체가 협력을 해야 한다는 게 김 위원 생각이다. 그는 “삼성전자·LG전자 등 전자 대기업과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가 협업을 해야 한다”면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창의적 협력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렵게 차량IT 분야 주도권 확보하더라도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허 공격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양인석 차량IT융합산업협회장은 “우리나라는 우수한 IT 인력이 많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 마지막 격전장인 차량IT 분야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 제2 CDMA 신화를 만들어내야 한다”면서도 “IT 업체와 완성차 업체, 특허괴물 등이 상당히 많은 차량IT 특허를 가지고 있어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우수한 중소기업이 나서서 글로벌 특허를 획득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