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국방 로봇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미국과 이스라엘, 일본, 독일 등을 중심으로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그동안 국방 무인·로봇 기술 개발에 소홀했던 우리나라도 최근 중장기 개발 계획을 수립, 경쟁 대열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국방 무인·로봇 분야의 우리나라 기술 수준은 7~8위에 그치고 로봇 투자도 미국의 20%, 일본의 50%에 불과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국방 무인·로봇 기술 개발 계획과 선진국의 국방 로봇 현황을 분석했다.
정부가 2018년까지 3383억원을 투자해 국방 무인·로봇 기술 개발에 나선다. 민간의 첨단 로봇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적극적인 협력도 추진한다. 국방 무인·로봇 기술 개발은 방위사업청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향후 민간에 기술을 이전해 산업화 한다.
◇지상·해양·항공 무인로봇 기술 개발 추진
정부는 국방 무인·로봇 기술을 창조경제 성장엔진으로 선정, 2017년까지 국방 무인화 기술을 선진국 대비 84%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81% 수준이다. 이를 위해 민군 기술 융합과 협력을 강화한다. 무인·로봇 인력 양성 등 인프라도 보강한다.
지상 무인로봇은 2025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춘다. 무인전투차량과 지뢰탐지로봇은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등 정부가 집중 투자한다. 구난 로봇과 근력증강 로봇은 민군 협력으로, 투척형·생체모방·아바타형 로봇은 산학연 협력으로 개발한다. 시설감시 경계로봇은 현 기술 수준으로도 개발이 가능하다.
해양 무인체계도 2025년을 목표로 감시정찰과 대잠전 목적의 무인잠수정과 무인수상정을 정부 주도로 개발한다. 기뢰대항을 위한 무인정은 산학연 주도로 한다. 항공 무인체계의 정찰용 무인항공기와 무인전투기는 정부 주도로 개발하고 오랫동안 하늘에 머물 수 있는 무인기는 민군 협력으로 만든다.
올해 정부는 민군 기술협력 시범사업으로 성층권 장기 체공 무인기 사업을 비롯해 구난로봇 기술개발 등의 사업을 착수한다. 2017년과 2015년 완료 목표다. 국방생체모방 자율로봇특화센터 설립과 무인항공기용 가스터빈 핵심 엔진 개발도 착수한다.
민군 협력을 위해 기술교류 커뮤니티도 운영한다. 커뮤니티는 국방 무인·로봇 분야의 민군 기술 협업과 융합 정책 수립을 지원한다. 정부부처와 국방과학연구소, 정부출연 연구기관, 산업체, 학계 등의 역할도 명확히 분담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로봇연구기관협의체에 국방과학연구소가 참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문기정 방사청 획득기획국장은 “개발 로봇의 군 적용 확대를 위해 시범사업을 적극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방 무인 로봇 개발은 미국·이스라엘 주도
미래 지상전에서는 감시정찰 로봇이 악천후 환경에서도 지속적인 감시를 하고 무인 전투로봇을 이용해 수색과 전투를 한다. 무인화생방 정찰차량이 주요 핵심시설을 방호하고 구조구난 로봇과 무인수송차량은 인명구조와 물자 보급을 지원한다.
국방 지상로봇 연구개발은 미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미군은 육군과 합동참모본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등이 주도한다. 차량형 로봇, 병사착용형 로봇, 아바타형 로봇, 생체모방형 로봇 등이 연구되고 있다. 미국은 국방 무인·로봇 연구개발로 2015년까지 차량의 3분의 1을 무인화할 계획이다. 이미 관련 법률도 제정했다.
이스라엘은 비교적 늦게 로봇 연구를 시작했지만 미국 다음으로 가장 의욕적으로 국방 로봇 개발을 추진한다. 지난 2009년부터 무인차량로봇을 개발, 국경 감시 정찰 목적으로 활용한다. 독일,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은 차량형 로봇을 적극 개발한다. 일본, 스위스 등은 생체모방형 로봇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아바타형 로봇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국방 무인·로봇=기존 지능형 로봇이 갖는 이동성과 지능을 포함하고 무인 자율이나 원격제어로 병사의 임무를 수행, 지원하는 군사용 장비를 지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