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기업에 우수 기술인력이 유입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중소기업형 스톡옵션제도`를 도입한다.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SW) 등 기술 인력을 산업기술 인력으로 양성하는 `한국형 탈피오트`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정부, 중소기업형 스톡옵션제 도입](https://img.etnews.com/photonews/1306/439724_20130612173828_485_0001.jpg)
중소기업청은 12일 현오석 부총리 주재로 열린 `제9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국방부, 미래창조과학부, 교육부 등 관계부처와 공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창조 경제 구현을 위한 중소기업 생산성 향상 대책`을 보고했다.
이번 대책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1인당 생산성(9만7382달러)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9개 국가 중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중소기업 생산성(9900만원)은 대기업(3억5300만원)의 28% 수준에 불과해 생산성 향상이 시급하다는 정부 판단에 의해 만들어졌다.
정부는 세계 최고 대비 기술 수준을 현재 74.8%에서 2017년까지 85.0%로, 중소기업 1인당 생산성은 99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각각 끌어올릴 방침이다. 세계 1등 중소기업 제품은 같은 기간 364개에서 400개로 확대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대책은 중소기업형 스톡옵션제도 도입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일정 기간(5년 이상) 장기 재직한 기술인력에게 주식 대신 중소기업과 근로자가 공동으로 적립한 납입금을 인센티브로 지급하게 된다. 현재 중소기업 사업주는 주식을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스톡옵션제를 활용하고 있으나 현금화가 어려워 인센티브로서 매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는 제도 활성화를 위해 근거 법률 정비, 공제회 설립 등 제도 운용 인프라를 마련하고 기금 납입 및 환급 방법, 기금운용방법 등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본격 운용할 방침이다.
교육-군복무-취업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한국형 탈피오트`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프로그램은 군복무로 자칫 경력 개발이 단절되는 것을 막고자 정부가 이스라엘의 엘리트 양성 군복무 프로그램인 `탈피오트 제도`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IT, SW, 기계 등 군에 필요한 기술을 보유한 우수 인력이 기술장교, 부사관, 사병으로 복무하면서 기술을 체화하고 전역 시에는 유사 업종에 취·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술 학군사관후보생(ROTC), 기술특전사, 맞춤 특기병 세 가지 양성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아이디어가 사업화되는 기술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기존 공공구매 제도도 크게 개선된다. 정부는 구매를 전제로 중소기업이 개발한 우수제품을 수의계약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해 우수 제품의 조기 정착을 지원한다. 현재는 사전에 구매를 전제로 기술개발을 의뢰한 제품이라 하더라도 별도 인증을 얻어야만 수의계약이 가능했다.
대학·연구기관이 보유한 우수 기술이 사업화될 수 있도록 기술개발 자금도 지원한다. 필요시 대학·연구기관이 수요처와 공동으로 신설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중소기업 기술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지원예산도 크게 늘린다. 정부는 중소기업 R&D 지원예산을 오는 2017년까지 정부 전체 R&D 예산의 18%까지 확대한다. 정부출연연구소 출연금의 일정비율(5~15%) 이상을 중소기업과 공동연구, 기술이전 등 중소기업 협력사업에 활용하도록 하고 협력 실적을 기관평가에 반영한다.
이 밖에 중기청 R&D 사업에 `성실 실패 제도`를 도입해 중소기업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적인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한다.
한정화 중기청장은 “이번 대책은 과거 생산 요소 투입 중심의 대책과 달리 기술개발 제품의 사업화, 인력확충, 시장개척 등 생산성 향상이 근본적 경쟁력 제고로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 대중소기업 생산성 추이 (백만원) 〉
◇탈피오트 제도=이스라엘의 최고 엘리트 양성 군복무 프로그램. 연간 50명의 우수한 고교생을 선발해 대학교육(3년) 및 군장교 복무(6년) 후 벤처기업가로 양성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