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래창조과학부와 충청권 간 불협에 과학기술계 전체가 불편해 한다. 포문은 지난 5일 미래부가 발표한 `창조경제 실현계획`이었다. 계획안 중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에서다. 세계 톱 1%의 과학자 300명을 과학벨트에 유치하겠다는 게 계획의 전부인데, 현재 과학벨트 부지 매입비가 절반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집터도 없는데 들어와 살 사람부터 모셔오겠다는 얘기냐는 거다. 여당 대전시장까지 나서 `과학벨트 부지 매입비의 전액 국고부담`을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부가 최근 대전시 측에 뜬금없이 `기초과학연구원(IBS)의 대전엑스포 과학공원 입주`를 제안했다. 지난 11일 대전시청에 보낸 전자공문을 통해서다. 공문에 따르면 미래부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연구개발특구와 연계해 창조경제를 이끌 새 성장거점으로 키우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추진된 과학벨트구축사업은 현재 IBS 연구단 선정 등 주요 사업이 진행 중이나 여러 사유로 늦어지는 실정이다. 그래서 IBS와 과학체험, 전시공간 등 창조경제 핵심시설을 엑스포과학공원 안에 만들자는 게 미래부의 논리다.
하지만 IBS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이다. 따라서 IBS의 엑스포공원 입주는 과학벨트 거점지구(유성구 신동·둔곡지구)의 기능 축소와 인접 세종시의 위축 등 부정적 효과가 불 보듯 뻔하다는 우려다.
충북 출신의 미래부 제1 차관도, 대전 소재 출연연 원장 출신인 장관도 부임 후 제일 먼저 달려간 외부 일정이 모두 대덕 단지 방문이었다. `충청`은 대전을 위시해, 세종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과학기술과 현 정부 창조경제 정책을 아우르는 핵심 아이콘이다. 미래부와 충청 간 불협화음은 창조경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는 얘기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