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디지털변전소' 7월부터 가동

국내 첫 디지털변전소가 오는 7월 가동되면서 스마트그리드가 송변전 분야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배전 분야 스마트그리드가 원격검침인프라(AMI),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저장장치(ESS)라면 송변전 분야는 디지털변전소로 대변된다.

16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국내 첫 154㎸ 디지털변전소인 부산의 주촌과 미음, 대구의 농소 변전소가 건축공정 지연으로 당초 예상보다 늦어진 7월 중순 이후 준공될 예정이다.

8월에는 금천(광주), 10월에는 원흥·옥정(경기)·동원주(제천)·백산(전북)·응봉(대전충남), 12월에는 석문(대전충남) 디지털변전소가 가동될 예정이다.

디지털변전소는 중앙감시반(HMI)과 통신반(RTU), 변압기, 배전반 등으로 이뤄진 변전시스템을 구리선에서 광케이블로 연결하는 게 핵심이다. 내부 기기의 감시·제어·보호를 위해 구리선을 일대일로 연결했다면 광케이블은 하나의 케이블로 구리선 수백가닥 역할을 해낸다. 복잡한 배선을 대폭 줄이고 대량의 정보를 송수신하기 위한 것이다.

광케이블 적용으로 제어용 케이블이 기존 5만m에서 1만5000m로 70%나 감소했다. 건설비와 운영비가 각각 10%, 20% 줄어들고 제어회로 고장이 70%나 감소한다고 한전 측은 설명했다.

회로 구성도 지능형 전자장치(IED) 하나로 단순해진다. 한전KDN, 현대중공업, 비츠로테크, 세니온 등이 참여해 90% 이상 국산화를 이뤄냈다. 기능과 통신방식은 국제표준인 IEC 61850을 따랐다.

설비 자체 진단에 따른 고장예지 기능은 물론이고 변전소 자가복구도 가능해졌다. 고장 지점을 찾아 해당 구간을 분리하고 스스로 복구한다.

154㎸ 중심으로 변전소가 설치되는 이유는 국내 송전선로가 상대적으로 전압이 낮고 대부분 154㎸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전체 변전소 800여개 중 90% 정도가 154㎸, 나머지 345㎸와 765㎸다. 특히 765㎸는 전국 6곳에 불과하다.

한전 관계자는 “154㎸ 디지털변전소를 우선 안정화한 후 345㎸급도 추진할 예정”이라며 “345㎸는 신설 변전소가 많지 않아 시일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